▲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선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안갯 속인 가운데, 아시아나 항공이 주주총회를 열고 자본확충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개선 노력이 매각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긍정적, 부정적인 영향이 공존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5일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발행 주식 총수와 전환사채(CB) 발행 한도를 늘리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출석 주주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할 주식 총수는 종전 8억주에서 13억주로 대폭 늘어나고 CB 발행한도 역시 7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이날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주총에서 “올해 1분기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로 항공산업 전체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은 코로나19 여파로 발생할 수 있는 자본 확충 필요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관 변경은 HDC현산의 인수과정에서 진행하게 될 유상증자 등을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무리없이 자금 지원을 받으려면 이 같은 정관 개정 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재 코로나19 타격으로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는 악화된 상황이다.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6280%로 전분기 4.5배 수준이다. 부채는 13조241억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6090억원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이번 재무구조 개선 움직임에 따라 HDC현대산업개발은 어떤 입장 변화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섰던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은 지난 9일 채권단에 원점에서 재협상하자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HDC현산은 재검토의 근거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급증과 독단적 의사결정 등을 들었다. 때문에 부채 급증과 관련한 부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적극적인 자구책을 펼치는 게 인수 재협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단 시각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이 CB나 발행주식 총수를 늘리면 채권단의 영향력이 커져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더라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앞서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독단 행동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적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재무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항들에 대해 인수주체간 사전 동의 없이 독자적으로 결정했다는 게 HDC현산의 주장이다.

다만 이는 인수 포기를 위한 HDC 현산의 트집 잡기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항공업의 위기를 감안할때 실제로 HDC현산이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HDC현산의 입장은 아직 묵묵부답이다.

업계관계자는 “HDC현산이 입장문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의지를 드러냈지만, 인수 포기 가능성에 대한 얘기는 업계에서 나돌고 있다. 이번 임시주총 결과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재협상에 양날의 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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