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국내 유통 중인 일부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중증 폐 질환 의심 물질 성분이 검출되면서 해당 제품들은 사실상 국내 시장서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전자담배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편의점 업계가 발 빠르게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나섰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 중 일부에서 페손상 물질로 의심되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과 가향물질이 검출됐다.

이번 성분 분석은 THC와 중증폐질환 유발 의심물질인 비타민E아세테이트,가향물질 3종 (디아세틸, 아세토인, 2,3-펜탄디온) 등 7종을 대상으로 했다.

다만 미국에서 발병한 중증 폐손상 사례의 원인으로 지목된 대마유래성분(THC)는 모든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이는 한국이 미국과 달리 대마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에서 검출된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총 13개 제품에서 0.1∼8.4ppm(mg/kg)의 범위로 검출됐다.

이 성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검사결과에서 농도가 23만~88만ppm 검출된 것과 비교하면 국내 검출량은 매우 적은 편이다.

비타민E 아세티이트가 검출된 담배 제품은 케이티앤지(KT&G)의 ‘시드 토박’(0.1ppm), 쥴랩스 ‘쥴팟 크리스프’(0.8ppm)다. 유사 담배의 경우 11개 제품에서 0.1∼8.4ppm이 확인됐다.

가향물질은 43개 제품에서 1종 이상의 가향 물질이 검출됐다. 6개 제품에서는 3종의 가향물질이 동시에 검출됐다.

디아세틸·아세토인 가향물질은 미국에서 폐질활 유발 성분으로 경고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2016년부터 디아세틸과 2,3-펜탄디온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담배와 유사담배 모두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구성 성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프로플렌글리콜’과 ‘글리세린’이 검출됐다.

현재까지 두 성분에 대한 명확한 유해성이 보고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추가 연구를 통해 인체 유해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정부는 내년 상반기 인체유해셩 연구결과가 나올 때까지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용중단 강력 권고 조치를 유지하기로 했다.

편의점 잇따라 판매중단 ‘시장 퇴출’

국내 유통 중인 일부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자 편의점업계는 잇따라 판매중단에 나섰다.

12일 편의점업게에 따르면 CU는 유해물질이 검출된 쥴 팟 딜라이트·쥴 팟 크리스프·KT&G 시드토박·KT&G 시드툰드라 4개 제품에 대한 판매를 중지했다.

CU는 앞서 지난 10월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용중단을 강력 권고한 바로 다음날에도 쥴의 트로피칼·딜라이트·크리스프 3종과 KT&G의 시트툰드라 등 총 4종에 대한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당시에는 CU 매장에 남아있는 재고에 대해서는 판매를 유지했지만 이번에는 결과 발표에 따라 문제가 된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CU는 해당 상품을 매대에서 철수하고 점포에 남아있는 재고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회수 조치 할 계획이다.

지난 10월 정부의 강력 권고 이후 가장 먼저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중단을 결정했던 GS25는 이들 제품과 함께 추가로 KT&G 시드토박에 대해서도 판매를 중단했다.

이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식약처에서 유해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4개 품목에 대한 판매를 즉각 중단했다.

세븐일레븐은 가맹점에 긴급 공문을 보내 해당 삼품을 매대에서 철수하도록 하고 업체와 회수 일정을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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