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들이 사라진 본회의장에서 새벽 2시가 넘은 시간에 열린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무제한토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12.24.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현 개정 선거법대로 총선을 치를 경우 민주당은 현재와 동일한 의석수를 가질 것으로 계산됐다. 자유한국당과의 의석 격차는 더욱 줄어들었다.

또 새로운보수당은 전반적으로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대안신당은 비례대표 의석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셜경제는 16일 거대 양당 간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새보수당과 대안신당의 지지율 조사가 처음으로 이루어진 데 대해 오는 총선에서 각 정당이 얻을 예상 의석수를 계산했다.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는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정당 지지율을 득표율로, 각 정당들이 현 지역의석을 그대로 가져간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 것이다. 지지율이 3% 미만인 정당은 봉쇄조항에 걸리는 것으로 간주해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바른미래당 박주현·장정숙 의원을 각각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으로 편입시켜 계산한 결과다.

이날 리얼미터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37.0%, 한국당 32.4%, 새보수당 5.3%, 바른미래당 3.7%, 정의당 4.8%, 대안신당 1.1%로 나타났다. 대안신당은 지지율은 3% 미만이지만 지역의석이 5석을 넘는 관계로 조사에 포함됐다.

(조사의뢰 tbs, 조사기간 1월 13~15일, 조사대상 1,506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p. 자세한 결과는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날 리얼미터의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를 토대로 민주당·한국당·새보수당·바른미래당·정의당·대안신당의 예상 획득 의석을 계산한 결과, 개정 선거법을 적용 시 ▲민주당은 129석(-) ▲한국당 109석(+1) ▲새보수당 13석(+5) ▲바른미래당 10석(-8) ▲정의당 10석(+4) ▲대안신당 9석(-1)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민주당과 한국당 의석 격차는 20석으로 계산됐는데, 지난해 12월 23일 리얼미터 발표자료를 토대로 한 계산과 비교해보면 더욱 좁혀진 것으로 나타난다. 당시 본지 계산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48.54%)은 135석(+6), 한국당(37.59%)은 106석(-2)을 획득하며 29석의 격차를 보였지만, 이날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줄어들며 예상 의석은 20석까지 좁혀졌다.


새보수당은 비례대표 5석을 얻을 것으로 계산됐고, 바른미래당은 비례대표 3석에 그치며 8석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오는 19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행보에 따라 변수가 가장 많은 정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 지난해 12월 23일 리얼미터 자료를 토대로 계산한 결과. (※조사의뢰 YTN, 조사기간 2019년 12월 16~20일, 조사대상 2,508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p. 자세한 결과는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당 단독 비례정당 구성 시

 

한편 한국당이 단독으로 비례정당을 창당하고, 비례정당이 한국당 표를 모두 가져간다고 가정했을 때 예상 의석은 ▲민주당 125석(-4) ▲한국당 120석(+12) ▲새보수당 11석(+3) ▲바른미래당 9석(-9) ▲정의당 6석(-) ▲대안신당 9석(-1)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한국당은 비례의석에서 총 29석(연동의석 22석·병립의석 7석)을 얻으며 의석수가 크게 늘어난 반면, 민주당은 비례의석에서 9석(연동 2석·병립 7석)에 그쳤다. 민주당과 한국당을 제외하고 이번 선거법 개정의 가장 큰 수혜자로 여겨지는 정의당은 현재와 동일할 것으로 예측된다.

  

▲ 1월 16일 리얼미터 자료를 토대로 새로운보수당, 대안신당을 포함해 계산한 결과.

 

 

민주당·한국당 모두 비례정당 구성 시

 

그러나 민주당이 한국당에 맞서 함께 비례정당을 창당할 경우 ▲민주당 137석(+12) ▲한국당 110석(+2) ▲새보수당 10석(+2) ▲바른미래당 9석(-9) ▲정의당 5석(-1) ▲대안신당 9석(-1)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민주·한국당 지지율 격차가 크게 줄었음에도 민주당이 맞비례 전략을 구사할 경우 여전히 한국당에는 크게 위협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 새로 포함된 새보수당과 대안신당의 경우 새보수당은 비례의석을 일정 부분 확보할 수 있는 반면, 대안신당은 지지율 대비 지역의석 비중이 높은 관계로, 어떤 경우에도 비례의석을 갖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믿는 구석 있는 죄수의 딜레마

눈에 띄는 것은 비례정당이 등장할수록 축소되는 군소야당들이다.

비례정당 없이 선거를 치를 경우 민주당·한국당이 238석을 가져가고 62석은 군소야당에 돌아가는 반면, 한국당만 비례정당을 구성하면 양당이 245석을, 민주당까지 비례정당을 만들 경우 247석을 양당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두 개의 비례정당이 등장할 경우, 민주당과 한국당의 의석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민주당과 군소야당은 비례정당을 ‘꼼수’라며 정정당당히 선거에 임할 것을 촉구하지만, 한국당은 비례정당을 만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에 반발해 맞불전략을 들고 나올 경우 의석 격차는 더욱 벌어지며 대패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비례정당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여기에는 당초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할 때 여야 협의체가 이를 ‘정치개혁’이라 말한 데 있다. 양당이 비례정당을 구성할 경우 군소야당 입지는 더욱 좁아지며 사실상 선거제 개혁이 없던 것과 같은 결과가 초래되는데, 스스로 추진한 ‘개혁’을 좌초시킬 수 있겠냐는 것이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27일 “우리가 비례정당을 만든다니까 민주당은 비례민주당 운운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한다고 한다”며 “‘연동형이 정치개혁이다, 선거개혁이다’라고 선전해 왔는데 왜 전전긍긍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최근 민주당 총선기획단이 ‘꼼수’를 쓰지 않고 정정당당히 선거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한국당 자신감의 배경이 된다.

선관위 결정에 전략 차질…비례정당 성공할까

하지만 지난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위성정당에 ‘비례’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서 한국당의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선거법에 따르면 한 정당은 다른 정당에 대한 홍보를 할 수 없다. 비례정당과 모정당의 명칭이 확연히 구분될 경우 유권자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또한 선관위는 비례대표 후보자가 당헌·당규 등 민주적 절차에 따라 추천되었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후보자 등록시 선관위에 제출할 것을 요구하며 엄격한 심사를 예고함에 따라 비례정당을 통해 총선을 치르는 데 대해서도 회의적인 분위기가 흐른다.

선관위는 민주적 후보자 추천절차 서류를 제출하지 않거나, 절차를 정한 내부규약 등을 위반한 경우 등록 불수리는 물론 해당 정당의 모든 후보자 등록을 무효처리하는 등 초강수를 고려 중이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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