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수석부회장, 7일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 방문
전기차 등 미래 신기술 방향성 협력 논의
삼성·LG에 이어 SK까지…‘배터리 3사 회동’ 마무리

 

[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과 미래 신기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정의선 부회장의 배터리 3사 회동은 이번 최태원 회장과의 만남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7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과 최 회장은 이날 충남 서산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만나 미래 전기차 배터리와 신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방문은 정 수석부회장 외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 기획조정실 김걸 사장,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현대모비스 박정국 사장 등의 경영진이 함께 했다.

이에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SK㈜ 장동현 사장, SK이노베이션 지동섭 배터리사업대표 등 SK그룹 경영진이 현대차그룹 경영진을 맞았다.

양사 경영진은 SK이노베이션이 개발중인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BaaS·Battery as a Service)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및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또한 SK 주유소와 충전소 공간을 활용해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미래 배터리,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현대차그룹은 인간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고 인류를 위한 혁신과 진보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배터리 회동을 계기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협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란 각오다.


최태원 회장도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양 그룹은 물론 한국경제에도 새로운 힘이 될 것”이라며 “힘과 지혜를 모아 코로나가 가져온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높여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SK그룹 내 배터리 사업 기획 단계부터 지원해온 최재원 수석부회장도 양사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와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 내 니로 전기차에 공급하는 배터리 셀 조립 라인을 둘러봤다. 2012년 준공한 서산공장은 연 4.7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췄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가 생산중인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카와 기아차의 니로·쏘울 EV 등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가 내년 양산 예정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1차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해 협업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2011년 첫 순수 전기차를 선보인 이래 지난 달까지 누적 28만여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 총 2만4116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해 수소전기차 포함 세계 3위권 도약이 목표다. 기아차는 전기차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2026년 전기차 50만대(중국 제외)를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계 최고 성능 전기차에 필요한 최적화된 배터리 성능 구현을 위한 기술을 연구 중”이라며 “향후 전기차 전용 모델에 탑재될 차세대 고성능 배터리 개발 현황을 살펴보고 미래 배터리 및 신기술에 대한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SK 관계자는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온 양사가 차세대 배터리 등 다양한 신기술 영역에서 협력을 논의하는 뜻 깊은 자리”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두 총수가 어린 시절부터 ‘호형호제’하는 막역한 사이인 만큼, 이날 전격 회동으로 두 그룹간 협력 관계는 향후 더 공고해 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연쇄 회동을 계기로 국내 완성차 업체와 전기차 배터리 업체 간 ‘빅텐트’가 결성될 것이란 기대도 흘러나온다.

정 부회장의 배터리 회동은 이날을 마지막으로 마무리 됐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충남 천안 삼성SDI 공장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충북 오창 LG화학 공장에서 구광모 회장과 만나 LG화학이 개발 중인 장수명(Long-Life) 배터리와 리튬-황, 전고체 배터리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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