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다시 떠오른 차별금지법…21대 국회서도 찬밥 이유는

오수진 기자 / 기사승인 : 2020-07-01 13: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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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영 의원 등 10명 비례대표 의원만 참여
민주당 등 지역구 의원은 개신교계 눈치만
▲ 법무법인 산지 소속 변호사 등이 30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제10차 전원위원회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 의견표명' 안건 의결과 관련, 피켓을 들고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스페셜경제=오수진 기자]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차별을 없애자는 차별금지법이 14년만에 다시 발의됐지만 전망은 밝지 못하다.

정혜원 정의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정치·경제 등 모든 영역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뤄지는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인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의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다. 차별 유형에는 성별, 장애,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 23개 항목이 망라됐다.

이 유형들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고 악의적으로 차별할 경우 손해 배상을 하도록 하는 것이 법안의 골자다.

장 의원은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날 국회에서 “모든 차별에 단호히 반대하는 시민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안전하고 존엄하게 맞이하기 위해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법안인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2007년 최초 ‘차별금지법’ 입법 예고…21대 국회서 재차 논란에 인권위 14년 만에 움직여
차별금지법이 처음 발의 된 것은 노무현 정부 때다. 법무부는 2007년 10월 병력, 출신국가, 언어, 가족형태, 성적지향, 학력 등 7개 차별금지 사유를 담은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개신교계의 강력한 반발 등으로 빛을 보지 못하다 2008년 17대 국회 회기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2년 대선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다만, 2017년 대선 때는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공약에 담지 않았다. 19대 국회에서도 김한길 민주당 의원이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했지만, 거센 반발로 인해 철회 후 20대 국회에서는 아예 발의조차 하지 못했다.

국가인건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국회에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지난 2006년 인권위가 정부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한 지 14년만이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개신교계에서 반대하는 ‘성적 지향 문제’에 대해서는 “교회에서 종교적 신념에 따라서 동성애에 대해 죄라고 본다든지 이러한 발언을 하면 '잡혀가는 것이 아니냐, 처벌당하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 데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것일 뿐, 신념과 종교의 자유는 보장된다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장혜원 의원을 대두로 가까스로 모인 10명의 의원…사회 변혁 꿈꾼 운동권
차별금지법은 장혜영 의원을 비롯해 의원 10명의 동의를 가까스로 얻어 발의가 됐다. 발의자는 정의당 의원 6명 전원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2명, 열린민주당과 기본소득당 의원 1명으로 모두 비례대표 의원이다. 민주당을 포함해 지역구 의원들은 지역에 있는 개신교 세력이 눈치 보여 나서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랜 기간 여성 인권운동을 했으며 같은당 이동주 의원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부회장 출신으로 소상공정책 전문가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은 전교조 조합원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재학 중 전두환 퇴진 운동, 학내 최초 여학생 시위를 조직한 혐의로 구속과 제적을 당했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청년비정규직 운동을 했었으며 의원 모두 각 분야에서 사회 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개신교계·보수 진영 반발…“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조장”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교리를 가진 종교계는 ‘동성애’가 차별금지법에 포함된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차별금지법에 반대해 왔다.

한국교회총연합은 지난 25일 “기독교는 동성애자들을 혐오하거나 저주하지 않는다”며 “다만 평등구현과 인권보장에 역행하고 양성 평등한 혼인 및 가족생활과 신앙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며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결과적으로 동성애를 조장하고, 동성 결혼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면서, 이와 관련해 고용, 교육, 재화ㆍ용역 공급, 법령 및 정책의 집행, 네 영역에서 폭발적인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이 발의된 후에도 개신교계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막기 위해 연합단체를 만들었으며 정의당 의원들에게 무차별적 항의전화, 신문 광고 형태의 전단지를 살포하며 차별금지법에 대한 강력한 입장을 표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오수진 기자 s22ino@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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