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한·일 정상회담 오찬에선
아베 “1주년 축하 케이크입니다”
…文 “단 거 잘 못 먹습니다” 사양
‘실리외교’ 아닌 ‘감정외교’…결국 이 상황까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한국을 겨냥한 아베 신조 일본 내각의 경제보복 조치로 삼성전자(부회장 이재용) 등이 심각한 타격을 입기 일보 직전인 가운데, 2년 전 아베 총리 면전에서 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을 때 열린 한·미·일 정상 업무오찬에서 “미국은 우리의 동맹이지만 일본은 동맹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밝힌 것으로 <연합뉴스>가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2017년 11월 5일)했다.

당시 취임 후 4개월 정도 된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 면전에서 “동맹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은 일본이 요구하는 한·미·일 군사동맹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자신의 뜻을 강하게 어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베, 文에게 케이크·쌍안경 선물…“잘 먹히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3월 31일자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9일 일본 도쿄 총리공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오찬에서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로부터 ‘(한글로)문재인 대통령 취임 1주년 축하드립니다’라고 적힌 딸기 케이크를 받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가 안 좋아 단 것을 잘 못 먹는다”고 사양했고, 한국측 참모들이 케이크를 나눠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케이크를 먹지 않자 아베 총리와 일본측 참모들은 다소 당황했으며, 또한 아베 총리는 등산이 취미인 문 대통령에게 쌍안경을 선물했지만 한국 언론에선 별로 부각되지 못했다고 해당매체는 전했다.

일본의 한 정부 소식통은 해당매체에 “아베 총리의 장기인 스킨십이 문 대통령에겐 잘 먹히지 않았다”며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지난해 59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부터 대통령 취임1주년 기념 케이크를 선물 받았다.


◇트럼프, 한·일 관계 개선요구…그럼에도 역대 최악

이 같은 한·일 관계를 방관만 하는 것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4월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에게 한·일 관계의 개선을 요구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5월 24일 복수의 한·미·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6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도중 “그런데 한국의 문 대통령은 한·미·일 공조에 왜 그렇게 소극적인 것이냐. 이유를 좀 설명해 달라”는 취지로 아베 총리에게 물었다고 <중앙일보>가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단독보도(지난달 12일)했다.

일부 언론과 보수야권에선 ‘문재인-아베 시대’의 한·일 관계를 두고 ‘역대 최악’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한다.


초계기 갈등과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시각차, 특히 지난해 10월 대법원 일제 강제징용 판결 등으로 한·일 관계는 역대 최악으로 치달았고,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한국에 대한 반도체 관련 첨단 수출 규제를 감행했다.

심지어 아베 내각이 준비한 보복 카드는 100여개 정도로, 이제 겨우 한 개가 나온 것으로 알려져 일본 정부가 사전에 치밀한 계획과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시 해야 하는 문 대통령이 대일외교를 두고 ‘실리’보다 ‘감정’에만 치우쳐 이 같은 상황을 오게 한 것 아니냐는 쓴소리 섞인 비판도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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