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만원권 13조원 어치 제조했으나 실제 시장 발행분은 10조 6952억원에 불과
5만원권을 필요량보다 초과 제조한 2015년, 2016년, 2018년에 전년 대비 은행권 제조 비용 증가
심기준 의원, “설·추석 등 명절의 신권 화폐 수요에 대한 예측률 재고할 필요”

[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한국은행이 지난해 2조 3천억원에 달하는 5만원권을 실제 필요 금액보다 과다 발주해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심기준 의원(더불어민주당)은 8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한국은행이 5만원권 화폐 수요 예측에 실패해 매년 필요량보다 신권을 과다·과소 제조하는 상황을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발권규정’에 근거해 매년 다음 연도 은행권 발주량을 결정한다. 이 때 민간의 화폐수요, 폐기규모, 필요 재고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이렇게 결정한 화폐발주량을 한국조폐공사에 통보, 신권을 제조하고 있다. 


심 의원이 한국은행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년 5만원권 13조원 어치를 제조했으나 실제 제조된 신권 중 시장에 발행된 것은 10조 6952억원에 불과해 2조 3048억원을 과다 발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은 매년 화폐 수요 예측에 실패해 연도별로는 △2014년 2조 5227억원을 과소 발주 △2015년 1조 1946억원 과다 발주 △2016년 5조 922억원 과다 발주 △2017년 4조 815억원을 과소 발주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물량 기준으로도 2018년 2억 6천만 장을 발주했으나 실제 발행된 신권은 2억 1400만장에 불과해 4600만장을 과다 발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5만원권이 필요량보다 초과 발주된 2015년, 2016년, 2018년의 경우 화폐제조 비용이 전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은행권 제조비용은 전년 대비 94억원 증가한 901억원에 달했고, 2016년의 경우 전년 대비 65억원 증가한 966억원에 달했다. 과다 발주가 있었던 2018년에도 은행권 제조비용은 전년 대비 42억원 증가해 863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만원권의 경우에도 연도별로 △2014년 3,891억원 과소 발주 △2015년 3059억원 과소 발주 △2016년 151억원 과소 발주 △2017년 299억원 과다 발주 △2018년 171억원 과다 발주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물량 기준으로 각각 △2014년 3900만장 △2015년 3100만장 △2016년 2백만장 △2017년 3백만장 △2018년 2백만장에 해당한다.

심 의원은 “2014년 감사원에서 한국은행의 1만원권 화폐 과다 발주를 지적한 바 있다”며 “화폐 재고가 충분한데도 화폐를 필요량 이상으로 제조해 발행비용이 지출되는 일이 없도록 화폐 발주 업무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 의원은 “지급결제수단 관행이나 연도별 특이 요인 등으로 인해 화폐 수요의 변동성이 예측하기 어려운 점은 사실이나, 우리나라의 경우 신권 수요가 대부분 명절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설과 추석의 수요 예측만 정확해도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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