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LG복지재단은 폭우로 물이 불어난 계곡에서 인명을 구조하다 순직한 故김국환 소방장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한다고 3일 밝혔다. 김 소방장 외에도 지난달 전국을 강타한 집중호우 기간에 하천, 바다 등에서 이웃의 생명을 구한 시민 5명도 LG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 전남 구례군 지리산 피아골 계곡 급류 속 인명 구하다 순직한 故 김국환 소방장 (사진=LG)


먼저 순천소방서 소속 故 김국환 소방장은 지난 7월 31일 오후 전남 구례군 지리산 피아골 계곡에서 피서객이 물에 빠졌다는 신고를 받고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했다.

당시 피아골 계곡은 구례군 일대에 일주일 이상 이어진 폭우로 거센 물살이 일고 있었지만, 김 소방장은 안전장구를 착용한 뒤 구조를 위해 망설임 없이 계곡으로 뛰어들었다.

김 소방장은 필사적인 구조 작업 중 몸에 묶은 안전줄이 끊어지면서 급류에 휩쓸렸고, 18분 만에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순직했다. 고인은 지난 2017년 119구조대원으로 임용된 뒤 3년간 1480회 사고현장에 출동해 540명의 생명을 구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 전남 구례군에서 제방 붕괴로 마을이 물에 잠기자 낚시보트 띄워 주민 40여명 구한 최봉석(43)씨와 손성모(37)씨 (사진=LG)

SNS 등지에서 ‘낚시보트 의인’으로 알려진 최봉석씨와 손성모씨도 이번에 LG 의인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폭우가 내리던 지난달 8일 오전 전남 구례군 서시천 제방이 붕괴되며 마을이 물에 잠기자 낚시보트를 이용해 고립된 주민 40여명을 구조해냈다.

최씨와 손씨는 전류가 흐르는 물건이 떠내려와 감전이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강처럼 변한 마을을 돌아다니며 고립되어 있던 아이와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을 구조했다. 당시 수심은 2m를 훌쩍 넘었다.

6시간이 넘는 구조 활동으로 손씨의 낚시 보트는 파손됐고, 자신들의 집과 공장도 모두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지만, 이들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수상자 육군 102기갑여단 박승현 하사는 지난달 13일 삼척시 근덕면 하천에서 급류에 휩쓸린 인명을 구조했다.

당시 휴가 중이던 박 하사는 피서객 두 명이 ‘살려달라’는 외침과 함께 급류에 떠내려가는 것을 발견하고 맨몸으로 수심 3m 물속으로 뛰어들어 이들을 구조한 뒤, 도착한 119구급대원에게 인계했다.

문명근씨는 지난달 19일 울산광역시 북구 동천강에서 익사 위기의 초등학생을 구조해 LG 의인상 수상자가 됐다.

문씨는 인근을 지나던 중 물놀이하던 어린이 두 명이 수심 깊은 곳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을 목격한 뒤 119에 신고하고 곧바로 강에 뛰어들었다.

문씨는 의식을 잃어가던 어린이 한 명을 먼저 구조해 심폐소생술을 했고,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원이 남은 아이를 구조해 두 어린이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김균삼 선장은 지난달 20일 새벽 전북 군산시 비응항에서 바다에 추락한 차량에서 운전자를 구조했다.

당시 조업을 마치고 입항하던 김 선장은 차량이 바다로 추락하는 것을 목격하고, 대형 탐조등을 켠 후 맨 몸으로 어두운 바다에 뛰어들어 바다에 잠긴 차량 안의 운전자를 구해냈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자 급류와 사투를 벌이다 순직한 故 김국환 소방장의 투철한 사명감과 희생정신을 우리사회가 함께 기억하고, 이웃을 구하기 위해 폭우현장과 하천, 바다로 뛰어든 시민들의 용기있는 행동을 격려하자는 뜻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 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라는 故 구본무 LG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그 뒤 구광모 대표 취임 이후 수상 범위를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선행과 봉사를 한 시민들까지 의인상 수상대상으로 확대했다. 이번 수상자 6명을 포함해 현재까지 LG 의인상 수상자는 모두 131명이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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