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일본의 수출규제 계기로 확산된 한국의 일본 의존 탈피의 움직임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일본 언론으로부터 나왔다.

그동안 역대 한국 정권 내에서 반도체 핵심소재 및 부품의 국산화에 대해 시도가 있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일본 내에서는 이번에도 냉소적인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 후 한국 정부·대기업·중견/중소 기업이 협력한 결과 기존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21일자로 “한국이 소재나 부품, 제조장치 부문의 일본 의존에서 벗어나는데 성과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언론들이 연초에 ‘초고순도 불화수소 생산능력 확보’를 보도했으며, 한국 화학기업 솔브레인사가 국내 반도체 소재 수요의 대부분을 공급할 태세를 갖췄다고 발표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아사히는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장관이 이달 초 한국 화학업체 솔브레인을 방문한 것을 소개하며 이 업체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고순도 불화수소의 한국 수요 대부분을 충족할 설비를 갖췄다는 당국의 발표를 함께 전했다.

당초 한국 정부는 지난해 8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내높으면서 매년 1조원의 예산을 확보해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3품목(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을 포함 20개품목은 1년 이내에, 80개품목은 5년 안에 국산화 및 일본 이외 조달 계획을 밝혔다.

아사히는 “당시 한국의 재계 관계자들 조차 ‘국산화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나 돈이 많이 드는 데다 이익률도 높지 않아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적으로 전망했다”며 “한국 연대 정부가 19년간 5조4000억원을 쏟아부어도 핵심 소재 및 부품의 국산화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정권의 국산화 대응이 열매를 맺지 못해 일본 측도 냉소적으로 보고 있었으나 민관이 함께 나서 빠른 속도로 대책을 실현해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일경제에 정통한 한국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수출규제로 반도체라는 한국의 가장 아픈 곳을 찌름으로써, 자고 있던 아이를 깨웠다”며 “이번 ‘탈일본’은 속도감도, 질도 지금까지와 다른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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