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군 장성 진급 및 보직 신고식에서 육군 참모총장인 서욱 대장의 삼정검에 수치를 달아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장순휘 정치학박사] 육군참모총장 이·취임식이 16일 계룡대 연병장에서 국방장관 주관으로 거행됐다. 새로 취임하는 제48대 육군참모총장 서욱 장군은 육사 41기 출신으로 사단장, 군단장을 거쳐 합참 작전본부장을 역임한 정통 작전분야의 전문가이며, 지덕(智德)을 겸비한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취임 후 17일 서 총장이 찾은 곳은 강원도 산불피해지역으로 현장에서 피해국민과 복구지원 장병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해줬다.


서 총장은 취임사에서 “지금 육군이 처한 환경은 전통적 위협과 더불어 초국가적·비군사적 전방위 위협 속에서 병역자원의 부족, 과학기술의 급격한 진화 등 변화의 물결 속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항구적 평화를 든든히 뒷받침하는 '국가방위의 중심군'으로 거듭나기 위해 더 '강한 육군, 자랑스러운 육군'을 건설하겠다”고 육군의 지휘관으로서 명확한 자신의 임무와 역할을 강조했다.

서 총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강한 육군, 자랑스러운 육군’은 그동안 육군이 추진해 온 도약적 변혁을 토대로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 발전시키면서 유사시 싸워 승리해야만 하는 군의 본질을 내실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국민에게 든든한 마음을 갖게 한다. 서 총장은 ‘강한 육군’ 건설을 위해 ▲선승구전(先勝求戰)의 확고한 대비태세 확립 ▲강력한 힘으로 한반도 평화 뒷받침 ▲ 미래 합동전장을 지배하는 첨단과학기술군으로 혁신할 것을 제시했으며, ‘자랑스러운 육군’ 건설을 위해서는 ▲육군 구성원의 정체성 확립 및 자긍심 고취 ▲유연하고 활력 넘치는 매력적인 조직으로 개선 ▲국민에게 신뢰받는 육군상 확립을 밝혔다.

현재 육군이 당면한 과제에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육군 자체의 당면과제로 취임사에서 강조한 “국방개혁 2.0은 더는 지체할 수 없는 국민의 명령이자 시대적 소명”이라며 “육군의 역량을 효율적으로 집중해 더 강하고 더 스마트한 군대로 변혁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작금의 한반도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안보정세는 우리 군에게 미래전장에 대비한 난관이 산적해 있는 실정이다.

특히 주적(主敵)인 북한군이 핵·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WMD)로 위협하는 비대칭전력의 ‘불균형의 불균형(Unbalance of Unbalance)’ 양상이 형성되면서 안보에 대한 국민적인 우려가 가장 크게 증폭된 실정이다. 이런 안보현실은 비대칭전력의 불균형이 심화된 결과로서 한국군에게는 대북 전쟁억제력에 치명적인 약점을 안기고 있다.

따라서 한국군 단독으로 북한 군사력을 상대한다는 것은 불가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개혁 2.0에는 북한군이 128만 명인데 50만 명으로 육군위주로 축소하고, 병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또 줄이는 등 일방적인 전력 약화의 가능성이 우려되는 편향적인 국방개혁과제를 다루게 되는데 솔로몬의 지혜를 기대한다.

둘째로 대북한군 관련 과제로서 "남북한 군사적 신뢰구축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에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과업"이라며 “DMZ 유해발굴, 지뢰제거 등 육군에 주어진 과업을 적시적이고 안정적으로 추진하되 대비태세의 헛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면서, 정부의 군사적 신뢰구축 노력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현재의 남북상황에서는 불가피한 군사적 정책방향이다. 그러나 상대적 속도를 기준으로 불필요한 과속을 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북한군의 진정성을 직시하면서 육군의 대응수위를 조절하는 상대적 균형으로 전력의 허점이 없도록 해야 한다. 군사업무는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나라의 가장 중요한 일〔兵者, 國之大事〕이라고 손자는 말했다.

셋째로 한미연합전력에 관한 과제로서 “한미연합방위력 강화와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안정적 추진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미동맹에 기반을 둔 한미연합방위체계라는 대북 전쟁억제력 유지와 우리 군의 안정적 국방안보기반을 결코 정무적 판단으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져온다고 북한군을 압도하는 강한 군대가 되는 것이 아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후에도 한미연합전력운영이 극대화되는 방향에서 육군참모총장의 지휘판단이 개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손자는 ‘병자궤도(兵者詭道)’라하여 군대가 이기기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릴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가르쳤다. 전장에서는 적과 싸워 이기는 군대만이 필요하다. 나라의 군대가 의장대가 되어서는 안된다.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지켜온 힘은 한미동맹이다. 한미연합전력은 전시작전통제권이라는 자율성(Autonomy)을 양보하면서 국가안보(Security)를 얻어낸 가장 지혜로운 약소국의 선택이라는 것이 모로우(Morrow)동맹이론인 줄 ‘그분’이 모르고 말하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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