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777-300ER 2대 화물기로 개조…약 10.8톤 추가 적재 가능
동남아 화물 노선망과 연계 자동차·전자부품 수요 확보 계획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대한항공이 국내 항공사 중 처음으로 여객기를 화물전용기로 개조, 본격적인 화물 수송에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증폭된 불확실성이 언제쯤 해소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분기 항공화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던 대한항공은 이번에는 아예 보잉777-300ER 여객기 좌석까지 뗐다.

 

보잉777-300ER 여객기는 항공기 하단(Lower Deck)의 화물적재 공간에 약 22톤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승객들이 탑승하던 항공기 상단의 객실좌석을 제거하면 약 10.8톤의 화물을 추가로 실을 수 있다.

 

다만 복잡한 기내 전기배선도 제거하고, 화물이 움직이지 않게 바닥에 규격화된 잠금 장치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 검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지난달 20일 국토교통부에 여객기 좌석을 제거하고 객실 바닥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도록 하는 개조작업 승인을 신청했다. 국토교통부는 제작사인 보잉의 사전 기술검토와 항공안전감독관의 적합성·안전성 검사를 거쳐 이를 승인했다.

 

이렇게 개조된 2대의 여객기 중 한 대가 지난 8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현지시간으로 같은날 밤 10시 미국 콜럼버스 리켄베커 공항에 도착한다.

 

목적지인 콜럼버스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도시다. 미국 내 의류기업과 유통기업의 물류센터가 집중돼있는 새로운 화물 거점으로, 여러 글로벌 항공사들이 항공화물 수요 확보를 위해 각축을 벌이는 곳이기도 하다.

 

대한항공은 향후 동남아시아 화물 노선망 등과 연계해 자동차 부품, 전자 부품, 의류 등의 화물 수요를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운휴 중인 보잉777-300, 보잉787-9, A330-300 등 여객기의 벨리(여객기 하부 화물칸) 수송을 적극 활용해왔다.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승객없이 화물만 수송한 여객기 운항 횟수는 월 평균 420, 월 평균 수송량은 12000여톤에 달한다. 지난 6월부터는 여객기 좌석 위에 안전장치인 카고 시트 백을 설치, 사람 대신 화물을 실어 날랐다. 또 고효율 대형 화물기단의 강점을 활용해 화물 수익 극대화를 꾀해왔다. 그 결과 2분기 148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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