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기금 40조원 조성…고작 아시아나 2.4조 집행
“조건 까다롭고 금리 높아…목적에 맞게 조정돼야”

▲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집행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중금리보다 높게 책정된 금리가 걸림돌이 됐다는 지적이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국책금융기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기안기금 운용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기안기금은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항공·해운·조선 등 기간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40조 원 규모로 조성된 정책 기금이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40조원 넘게 조성이 됐는데 현재 집행실적은 아시아나항공 2조4000억원 밖에 없다”며 “신청 자체가 없는 건가, 조건에 부합하는 기업이 없는 건가?”라고 묻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복합적이다”라고 답했다.

이 회장은 “조건이 부담스러워 가급적 시장에서 해결해보려는 경향도 있고, 자체 조건이 안되서 신청을 안하는 기업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집행실적이 생각보다 저조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재차 지적해자 “기금 집행이 낮은 것이 현실이지만, 조금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회장은 “조선업 같은 경우는 금년에는 작년 재작년 수주 받은 것을 생산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며 “금년에 수주가 급감했기 때문에 내년부터 굉장히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딜레이 되는 문제가 있고 해서 기안기금은 좀 길게 봐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기안기금의 금리를 문제삼았다. 기안기금의 조달금리는 1%대인데 기업에는 7%가 넘는 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성 의원은 “국가에 꼭 필요한 기간 산업시설에 쓰는 돈인데,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다고 하면 누가 이용하겠는가?”라면서 “국책은행은 이득을 목표로 하는 기관이 아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지원 업체 신용등급에 따라 시장금리 수준에 맞춰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부분”이라면서 “평균시장금리에 자금을 지원해야 불필요하게 자금신청이 들어오면서 민간 금융시장을 위축시키는 거 막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금리 인하에 대해 정책적 필요성이 있다면, 감안해서 기금심의위원회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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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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