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중국과 일본이 자국 조선소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한국 조선업이 이들의 우위에 서려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은 필수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달에 자국 1위 조선그룹인 중국선박공업(CSSC)와 2위 조선그룹인 중국선박중공(CSIC)이 합병해 중국선박공업그룹(CGS)로 공식 출범시켰다.

CSG는 산하에 147개 연구기관과 사업 부문, 상장 기업 등을 뒀다. 총자산은 1120억달러(한화 약 131조7000억원)에 이르고, 직원 수는 31만명을 기록해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사가 됐다.

일본 역시 최대 조선업체인 이마바리조선과 2위 재팬마린유나이티드는 최근 자본과 업무 제휴를 체결했다. 추후 양사는 공동으로 출자한 합작사를 만들 예정이라고 전해졌다.

중국과 일본의 이같은 합병은 불황속에서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 1위 현대중공업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중국은 합병을 통해 한국 조선업을 뛰어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출했다. 중국 현지 언론은 “CSG를 출범시킴으로써 자국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에도 정면으로 겨룰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중국과 일본의 몸집 불리기가 한국 조선업에 그렇게까지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현재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선박 건조 기술력은 한국이 중국이나 일본에 앞선다는 이유에서다.

11월까지의 누적 수주량 역시 한국이 712만CGT(36%)로 중국(708만CGT, 35%)을 넘어 1위를 유지 중이다. 누계 수주액도 한국이 164억 달러로, 153억 달러를 기록한 중국을 누르고 4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합병이 불발될 경우 상황은 불리해 질수도 있다. 중국은 국가 차원의 선박 발주와 선박 금융 지원 능력을 갖추기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심사는 내년 상반기내 최종적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됐다.

두 기업의 합병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중국,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일본, 유럽연합(EU) 등 6개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 통과해야 이뤄질 수 있다. 특히 6개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 가운데 유럽연합 승인이 최대 난관으로 꼽힌다. 유럽연합(EU)은 다음주 내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 인수와 관련한 기업결합 1단계 심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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