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8.1조…6분기 만에 최고치
시장 전망치 보다 1.6조 웃돌아
언택트 특수로 톡톡히 누려 ‘전화위복’
서버용 D랩 수요 증가로 반도체 승승장구
집콕·화웨이 효과로 가전·모바일도 선전
디스플레이도 일회성 이익 반영, 적자 면해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사진=뉴시스)
[스페셜 경제=변윤재/최문정 기자] 삼성전자가 비대면(언택트) 특수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화상회의 및 수업, 온라인 쇼핑 등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매출은 52조원 영업이익이 81000억원로 잠정집계 됐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0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25.58%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매출은 7.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2.7% 급증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은 553251억원, 영업이익은 6447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전날까지 증권사들이 내놓은 평균 추정치는 64700억원이었다. 시장의 전망보다 25.2% 높이며 선방했다. 더욱이 영업이익률은 15.6%20184분기(24.2%) 이후 가장 높았다.

 

잠정 실적이기 때문에 부문별 성적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전자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의 실적 개선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부문에서만 54000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 기준으로 20184분기(77700억원) 이후 최대 실적이다.

 

코로나19로 유럽과 미주 등에서 이동제한 조치가 취해지며 가전과 스마트폰 사업이 주춤한 반면,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온라인 쇼핑, 게임 등 비대면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났다. 이와 관련, 최근 마이크론은 지난 3~5월 매출이 지난해 대비 13.6% 증가한 543800만달러를 올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제 서버용 D램 고정 거래 가격은 5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서버용 D램 가격(DDR4 32GB 기준)은 올해 초 109.0달러였지만 이후 상승세를 타더니 5월에는 143.1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아울러 디스플레이 부문의 일회성 수익도 깜짝 실적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OLED 가동률 하락으로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50007000억원가량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애플로부터 받은 보상금을 포함, 일회성 수익 9000억원이 반영되면서 적자를 면한 것으로 추정된다.

 

TV, 가전, 스마트폰 등 세트 부문 타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인한 생산·유통시설 타격으로 주춤했으나, 5월 이후 코로나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수요가 서서히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화웨이가 유럽 시장 등지에서 경쟁력을 상실한데다 오프라인 매장 폐쇄로 인해 오히려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던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은 “5월 이후 스마트폰 출하량이 5400만대까지 회복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과 모바일 사업을 전담하는 IM(IT&모바일)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대 중후반으로 예상된다. 직전 분기인 1분기 26500억원에 비하면 최대 1조원 이상 줄어들겠지만, 지난해 2분기 156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CE(소비자가전)부문도 영업이익이 4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집콕으로 인해 TV와 가전제품 교체 수요, 특히 프리미엄 제품인 QLED 8K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수요 증가한 영향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전망도 일단 낙관적이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9조원대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재고 비축으로 D램을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일시적으로 감소하고 가격 하락이 예상되지만, 모바일과 게임기 등에서의 수요가 증가하고 가전과 모바일 판매도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코로나19 재유행이 최대 변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기 침체의 어려움 속에서도 이재용 부회장과 임직원들이 합심한 결과라면서 다만 코로나19 재유행과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하반기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분야에서 확고한 기술 리더십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수익성이 개선됐다특히 대면구매 비중이 높은 스마트폰 판매가 저조한 상황 속에서 일군 실적이라는 점에서 코로나19 등에 따른 추가적인 거시적 위기가 오더라도 이익을 방어해 낼 수 있을 것이란 시장 기대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스페셜경제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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