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화와혁신(가칭)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과 하태경 창당준비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전회의를 열고 변화와혁신의 공식 당명 '새로운보수당'을 공개하고 있다. 2019.12.12.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들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 12일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하자마자 위기에 처한 모습이다. 모임 내 안철수계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노선에 반발한 비당권파 의원들은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이라는 이름으로 당내 독자적 세력을 꾸려 당적을 유지하면서 한 지붕 두 살림을 차려왔다.

바른미래당 내에서 대표와 원내대표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던 것은 이러한 이유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유승민 의원에 이어 변혁 대표직을 맡고 있었다.

이들은 바른미래당에서 다 같이 한솥밥을 먹던 관계였으나 애초 바른미래당이 바른정당과 일부 국민의당의 합당으로 이뤄진 만큼 노선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했다는 점에서 예정된 수순이기도 하다.

그동안 유승민 의원을 필두로 활동하던 바른정당계가 ‘개혁보수’를 표방한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계 의원들은 ‘중도’를 내세워왔다.

이러한 양측의 입장차는 변혁 창당준비위원회가 12일 신당명을 새보수당으로 결정하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안철수계는 새보수당의 당명이 중도라는 가치를 제외하고 있다며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원내대표까지 지낸 유승민 의원이 몸값을 올려 한국당에 당을 헌납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변혁 소속 의원 15명 중 오신환·유승민·유의동·이혜훈·정병국·정운천·지상욱·하태경 의원이 바른정당계로 분류되고, 안철수계에는 권은희·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이 속한다.

지난달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보수 빅텐트를 외치며 유승민 의원을 향해 손짓했을 때 유 의원은 조건부로 이를 승낙했다.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보수를 표방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그것이다.

보수통합이 사실상 물거품이 되고 유 의원은 12월 중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신당을 창당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안철수계는 신중론을 펼쳤다. 여기에는 7명 중 권은희 의원을 제외한 6명의 의원이 비례대표인 관계로 당의 제명 없이 자발적으로 탈당하면 자동으로 의원직을 잃게 되는 사정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손학규 대표는 탈당하는 비례대표 의원들을 제명해주지 않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안철수계의 반발 소식을 접한 바른정당계는 난감한 모습이다. 창당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하태경 의원은 이날 안철수계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신당명의 ‘새로운’에 중도의 이념과 가치가 담겨 있는 것”이라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3일 새보수당 당명 채택에 대해 “지금이 어느 대인데 보수를 표방하고 이념을 당명에 공식적으로 덧칠하느냐”며 “참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한국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두고 창당하는 모습이 보여 안타깝지만 이제 본색이 드러난 만큼 안철수 전 대표가 언제 합류한다는 궁색한 변명 말고 떳떳하게 처신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