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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지난달 31일 독도 인근에서 소방헬기가 추락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소방헬기는 앞서 노르웨이 등에서도 추락 사고를 일으켰던 기종인데, 소방청은 같은 기종의 헬기를 내년 초 들여오겠다는 계획을 수정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헬기의 기체 안정성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정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예정을 바꿀 수 없다는 게 소방청의 입장이다.

4일 소방청에 따르면 독도 해상에서 추락한 헬기는 프랑스 에어버스헬리코터스(옛 유로콥터) 사의 ‘EC225’ 종이다. 소방청은 해당 기종의 헬기를 지난 2008년과 2016년에 각각 1대씩 총 2대 국내에 들여온 바 있다. 이 두 대의 헬기 중 이번 사고 헬기는 2016년 도입된 기체로, 지난 6월 말까지 총 690차례 운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소방청이 해당 기체와 같은 기종의 수송헬기 ‘H225' 2대를 내년 추가로 들여올 예정을 바꾸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당 구매계약은 지난 2017년 9월 이미 체결돼 961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상태라고 하지만, 이번 독도 추락 이전에도 유럽에서 기체 결함으로 수차례 사고를 일으켰던 기종의 헬기를 들여온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게 여론의 대부분이다. 특히 지난 2016년 4월 노르웨이 해상에서 같은 기종의 헬기 ’EC225‘의 프로펠러가 본체에서 분리되면서 13명의 탑승자가 전원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사고는 소방청이 헬기를 들여온 지 한 달 만에 일어났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은 충격에 휩싸이기도 했다. 또한 2009년 4월 같은 스코틀랜드에서 운항하던 같은 기종의 헬기가 프로펠러 문제로 추락했던 사고도 있었다.

이처럼 말썽이 끊이지 않는 기종의 헬기를 국내로 들여왔다는 소방청에 대한 질책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독도 사고에 대한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지만, 이전의 사건들을 봤을 때 기체 결함으로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특히 이륙 2~3분 만에 헬기가 추락한 점과 사고 당시 날씨가 나빴다면 헬기를 띄우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 등을 종합해 볼 때 기체 결함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특히 사고 시 헬기의 침몰을 방지해주는 부유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기체 결함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소방청 입장에서는 규명되지 않은 사고 원인을 예측한 의견만으로 완성 단계에 접어든 헬기 구매계약을 철회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방청 관계자는 “대형헬기는 선택의 폭이 넓지도 않고 도입 목적에 맞는 기종 중 입찰된 것이 EC225가 유일했다”고 변명했지만 “기체 결함이 사고 원인이었던 것으로 결과가 나오면 그때 해당 기종 도입 여부를 다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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