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UBS, KB, 신한BNP파리바, NH아문디 등 14조 증가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올해들어 국내 대형은행을 계열사로 거느린 자산운용사의 수탁고(운용자산)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펀드 최대 판매사인 은행이 계열사에 돈을 몰아주는 것이 여전한 것 때문이라는 평가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BNP파리바, 하나USB, KB, NH아문디 등 주요 은행계 금융지주계열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은 순자산 기준으로 올해들어(지난 5일 기준) 14조원(9%)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비은행 금융그룹 계열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5%)과 삼성자산운용(6%)의 운용자산 증가율보다 높다.

특히 국내 최대 은행인 KEB하나은행 계열사인 하나UBS자산운용의 운용자산 오름세가 눈에 띄었다. 햐나UBS의 운용자산은 24조원 규모로 은행계 금융지주 계열 운용사 중 상대적으로 적지만 이번해 들어 3조원(13%) 가까이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금융과 파생형 펀드 중심으로 수탁고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하나UBS는 향후 하나금융지주 자회사인 하나금융투자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 운용자산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UBS 지분 49%를 보유한 상태이며 지난 2017년 9월 스위스 금융그룹인 UBS의 나머지 하나UBS 지분 51%를 모두 인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다만 이후 금융당국의 지분 인수 승인 심사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중단됐다.

국민은행 계열사인 KB자산운용 또한 올해 들어 수탁고가 5조원(10%) 가까이 급증했다. 작년부터 부동산 전문인력을 다수 영입하면서 부동산 등 대체투자자산을 중심으로 운용자산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아울러 각각 신한은행, NH농협은행 계열사인 신한BNP파리바와 NH아문디자산운용은 4조2000억원(8%), 2조원(6%)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운용자산 증가에 대해 대규모 판매망을 거느린 은행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월말 하나UBS의 전체 설정잔액(판매잔액) 중 KEB하나은행의 설정잔액을 보면 20% 비중 수준으로 판매사 가운데 가장 높다. KB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설정잔액 비중이 각각 30%에 이르러 역시 판매사 중 가장 높은 모습이다.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serax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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