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 우리들병원이 KDB산업은행으로부터 1400억원의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친문 인사가 관여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5일 우리들병원이 대출을 받을 당시 신용평가사가 ‘차주(돈을 빌리는 사람, 우리들병원 및 이상호 원장)’의 채무불이행을 위험 요소로 인식했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특혜 대출 의혹을 받고 있는 우리들병원의 이상호 회장의 대출 당시, 산업은행의 대출건에 대해 신용평가회사가 ‘차주의 채무불이행 위험’을 주요 위험요소로 인식하는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심재철 의원이 입수한 우리들병원 유동화기업어음 본평가보고서에 따르면, NICE신용평가 주식회사는 2012년 산업은행의 1400억 원 대출에 대해 ‘본 건 ABCP(유동화 전문회사인 특수목적회사(SPC)가 매출채권, 부동산 등의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어음)의 적기상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위험요소는 차주의 채무불이행 위험이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해당 보고서는 2012년 우리들병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당일 날짜로 작성된 보고서라는 게 심재철 의원의 설명이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우리들병원은 유동화증권대출(구조화금융대출)을 통해 1400억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유동화증권대출이란 차주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뒤 부동산이나 매출채권, 유가증권, 저당채권 등과 같이 유동성은 떨어지나 재산적 가치가 높은 유·무형의 유동화 자산을 특수목적법인에 양도하고, 이를 기초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우리들병원은 ▶‘우리들병원제일차(유)’라는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한 뒤 ▶이 법인에 우리들병원 청담·서울·포항·부산·동래·대구 등의 요양급여비용채권과 신용판매대금 등 장래매출채권을 양도했으며 ▶요양급여비용채권과 신용판매대금 등이 입금되는 계좌에 대한 예금반환채권을 수탁자인 산업은행에 신탁했고 ▶특수목적법인은 유동화증권(ABL, 1100억원) 및 유동화기업어음(ABCP, 300억원)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1400억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

심 의원은 산업은행이 이러한 방식을 통해 우리들병원에 대출을 내어줄 당시 NICE 신평사는 차주인 이상호 원장의 채무불이행을 위험 요소로 판단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심 의원은 “NICE 신평사 보고서가 (우리들병원)특혜 대출 의혹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대출 당시 외부 신용평가기관도 이상호 원장이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했다는 의미로, 이상호 원장의 신용상태에 문제가 없었고, 대출 심사에 아무런 특혜가 없었다는 산업은행의 주장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상호 원장 및 당시 우리들병원의 신용과 경제적 능력이 채무불이행 위험을 강조할 정도로 좋지 않았음이 확인된 이상 조속히 이 문제에 대해 국정조사를 시작해야 한다”며 “당시 대출과정에 일조했던 자문기관 등에 대한 조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 rare012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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