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해진 안철수, 과거 열풍 재현될까…새로움이 관건

김수영 기자 / 기사승인 : 2020-01-21 11:5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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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계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2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5월 영령을 참배한 뒤 민주의 문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중도 실용 노선을 표방하며 총선에서 삼자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큰 틀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안철수 신당의 세 개 정당이 경쟁할 것으로 관측되며, 민주당이 별도의 통합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정의당과 우리공화당 등 ‘통합’ 움직임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군소야당의 존재를 고려하면 사실상 민주당 대 반문(反文)·반민주(反民主)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2016년 20대 총선 당시에도 안 전 대표의 국민의당 등장은 정치권에 파란을 일으키며 선거 판세는 삼자 구도로 각축을 벌였다.

당시 민주당은 123석,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122석을 얻으며 양당체제의 공고함을 재확인했지만, 국민의당은 38석을 얻으며 자체 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했다. 원내 3정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한 것은 제15대 국회 이후 16년 만이었다.

여의도 내부에서는 최근 지지율 격차가 다소 좁혀지긴 했지만 민주당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관계로, 야권 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제21대 총선 결과는 다시 민주당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분위기다.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은 거대 양당의 극한 대결 속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며 3정당의 필요성을 국민들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이번에도 총선을 앞두고 안 전 대표가 다시 등장했지만, 당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 3정당이 원내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는 기류도 더러 있다.

먼저 안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와 이미지, 시기상의 문제가 거론된다. 지난 총선 당시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의 파급력은 기성 정치인들과는 다른 새로운 이미지에 기인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이미 무료백신 보급 등 친숙한 이미지로 대중적 인지도까지 확보돼 있던 안 전 대표가 정치인으로서는 신인임에도 혜성처럼 등장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대선, 서울시장 선거 등에서 패배를 경험하고, 호남을 기반으로 일어선 국민의당도 새누리당 탈당파인 바른정당과의 통합하는 등 변곡점을 넘어서며 결국 ‘기성화’됐다는 인식이 호남 유권자들 사이에 퍼져있다고 한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20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그렇게 지지를 해줬는데 충족하지 못하고 독일을 갔다 왔다”며 “광주시민들이 한 번 당하지 두 번 당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게다가 1년이 넘는 안 전 대표의 공백기간 동안 국민의당·바른정당 합당으로 태어난 바른미래당이 극심한 내홍을 겪으며 새로운보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등으로 갈라지는 등 안 전 대표의 입지 또한 많이 좁아진 상태다.

총선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복귀했다는 점 역시 우려사항이다. 민주당은 인재영입과 더불어 총선공약 등을 하나 둘씩 발표하며 최근 하위 20%명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당 또한 새보수당과의 통합에 전력을 기울이는 한편, 인재영입과 총선공약 등을 꾸준히 발표 중이지만 바른미래당은 지난달 새보수당 탈퇴 후 아직 당 정비마저 일단락되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안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하든, 바른미래당을 쇄신하든 20대 총선만큼 파급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바른미래당 내부에는 여전히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남아있지만 안 전 대표가 귀국하며 강조한 중도 실용 정치를 이룩하기에는 인원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개정 선거법 또한 안 전 대표에겐 변수가 될 수 있다. 당초 선거법은 거대 양당제 타파를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추진됐고, 이는 안 전 대표가 지향하는 중도 정치와도 잘 들어맞는다.

그러나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로 오히려 첨예해진 양당 갈등이 이념 갈등으로 번지며 사실상 민주당 대 한국당 양자 대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실제 호남지역 여론조사에서도 당초 호남 대부분 지역을 석권했던 국민의당 출신보다 민주당 (예비)후보자를 뽑겠다는 응답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안 전 대표의 중도 노선에 관심을 보이는 정당들이 안 전 대표가 몸담고 있는 바른미래당, 평화당 등 국민의당 출신인 관계로, 정치적 이합집산으로 해석될 여지도 다분하다. 다만 대안신당은 보다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정치권은 ‘안철수’가 미칠 파급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 전 대표는 보수통합을 추진 중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와 새보수당, 한국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관심 없다며 선을 그었다. 자신이 나아갈 길과 맞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는 ‘중도의 길’을 강조해왔다.

안 전 대표의 귀국 일주일 전인 지난 12일, 대안신당 최경환 대표는 공식적으로 제3지대 통합을 제안했다.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은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3지대 통합 논의가 이제 막 거론된 참이고, 한국당과 새보수당 등 범보수 통합도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안 전 대표의 향후 행보를 구체적으로 점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으로는 안 전 대표가 대안신당의 지적대로 이전과 다른 새로움을 유권자들에게 분명히 어필할 수 있다면 한 번 더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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