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KB금융 윤종규 회장과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 등 금융지주 회장들의 해외 기업설명회(IR)가 점점 늘면서 해외 큰손들도 움직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프랭클린 템플턴펀드를 운용하는 ‘프랭클린 리소시스’는 이달 2일 KB금융의 172만8524주 주식을 사들였다. 이에 따라 템플턴이 가진 KB금융 주식은 총 2095만3613주(지분율 5.01%)에서 2268만2137주(지분율 5.42%)로 확대됐다. 앞서 템플턴은 지난 4월16일 KB금융의 주식을 5.01% 매입하며 한번에 국민연금공단에 이어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이어 50일가량이 지난 뒤 추가적으로 매수한 것이다.

템플턴이 KB금융에 투자를 하게 된 계기는 두 달 전인 지난 4월 초 윤종규 회장이 호주에서 템플턴 인사들과 진행한 미팅 덕으로 보인다. 당시 KB금융의 주가는 4만원 초반대까지 하락했다. 연 최저점은 3월28일 기준 주당 4만750원을 기록했다. 연초 4만원 중후반대에서 내림세를 나타낸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율이 이번해 들어 가장 낮은 65.95%까지 하락한 것도 그 시기(3월26일)였다. KB금융 주가는 2018년 1월12일 6만9200원을 찍은 뒤 하락했다. 현 주가가 정점 대비 주당 2만원 이상 저평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윤 회장이 작년 7월부터 4년 만에 해외 IR에 나서기 시작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템플턴 등 신규 투자 유입은 윤 회장의 유치전이 효과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경제 둔화 등으로 이번해 실적 전망이 딱히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주주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건 수장이 직접 발로 뛰는 것이 효과를 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블랙록은 이번해 3월말 기준 6조5200억달러(약 7778조원) 규모의 자산을 굴리는 운용사다. 블랙록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의 주요 주주이기도 한데, 이 업체의 투자 자체가 주가에 호재로 여겨지는 수준이다.

블랙록은 지난해 9월 14일 474만2289주 추가 매수로 현재 신한주주 주식 2906만3012주(6.13%)를 보유하고 있음과 동시에 신한지주 2대 주주다.

신한금융 한 직원은 “블랙록의 장기투자 이면에 조 회장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조용병 회장은 해외 IR에 나설 때마다 곳곳에 있는 블랙록 관계자들과 미팅을 갖고 미래 전략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serax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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