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감성 개그 불사하며 ‘소통하는 리더’로 성장스토리 보여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토털 밸류 스토리텔러(Total value Story-teller)로 나서고 있다. 그는 ’SK의 가치를 전파·설득하는 데 적극적이다. B급 감성에 아재개그는 기본, 몸개그까지 불사하며 눈높이를 맞추는 리더로서의 성장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최 회장이 이처럼 스토리텔러를 자청한 것은 경영화두를 솔선수범하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달 23일 확대경영회의에서 SK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기업 가치는 지속가능성, 고객 신뢰, 재무적 성과 등을 포괄하는 토털 밸류라며 주주 등 이해관계자와 고객, 사회 등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신뢰를 확보할 것을 주문했었다.

 

진지한 회장님은 잊어라! 직원 성장 위해 B급 감성 장착

 

최 회장은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스토리텔러를 자청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SK 이천서브포럼 홍보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을 그룹 전반에 적용시키고 있다. 전통적 경영을 혁신하는 딥 체인지에 대해 직원들이 더 잘 이해할수록 경영환경과 고객 가치, 기술변화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SK 이천서브포럼은 이같은 변화를 대응하기 위한 일종의 계발 프로그램이다. 이천포럼이 세계 경제, 산업, 기술, 과학, 지정학 분야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해 정보를 공유하고 SK의 미래를 모색하는 방향타 역할을 한다면, 서브포럼은 직원들의 사업 통찰력을 키우고 미래해법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역할을 한다. 특히 올해 이천포럼에서는 딥 체인지 디자인을 위한 구체적 방법론을 모색하는 만큼, 서브포럼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다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찬서브포럼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다 보니 이전보다 참여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이에 최 회장은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사내 홍보대사를 자청했다. 3편까지 공개된 사내 방송 영상은 B급 감성과 아재 개그를 버무렸다.

 

최근 영상에서 최 회장은 이태원 클라쓰를 패러디해 최태원 클라쓰라는 영상으로 직원들과 만났다. 그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주제로 삼행시를 지어보려고 궁리하면서 이라고 혼잣말을 한다. 그러자 옆에서 눈치게임이라고 착각해 ‘2!’ ‘3!’을 외치며 일어난다.

 

그 전의 영상은 더 파격적이다. 그는 ‘SV Account(사회적 가치 측정)를 몸으로 설명하라는 미션을 받자 미션을 주기만 했지 받기는 오랜만이라며 곤란해 한다. 설명하기가 어렵자 답답함에 웃옷을 벗으려 하자 ‘19이라는 빨간 글씨가 뜬다. 최 회장은 제작진으로부터 하지 말고 몸으로만 설명해달라는 주의를 받자 이거 참 좋은데 표현할 수가 없네라며 광고문구를 따라하기도 했다.

 

깜짝 선물에 헌혈 열풍까지사회 안전망에도 솔선수범

 

그의 성장스토리는 사회안전망 구축으로도 나아가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에서 코로나사태와 같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소외된 조직이나 개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이 사회, 고객, 구성원들을 위해 새로운 안전망(Safety Net)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SK 안팎의 이해관계자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최 회장은 솔선수범하며 이를 전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서린빌딩 건물관리 직원 300여명에서 마스크와 홍삼 등으로 구성된 선물과 감사카드를 전달했다. 코로나19로 방역과 위생관리가 강화되면서 업무가 늘어나자 격려하기 위해서다. 감사카드에는 최선을 다해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다시 마스크를 벗고 건강한 모습으로 하이파이브 할 날을 기다리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 회장의 깜짝 선물은 그룹 인트라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입소문을 타고 퍼졌다.

 

이에 앞서 3월에는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재택근무를 처음으로 결정한 데 이어 온라인을 통해 현지 주재원 및 가족, 백신 연구개발진 등 SK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얼마 전 경기 중 쓰러진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의 쾌유를 비는 위로 메시지를 전달했고 그에 앞서 5월엔 올림픽 연기와 리그 중단 등으로 힘들어하는 스포츠단 선수들을 화상으로 만나 격려했다.

 

최 회장의 솔선수범은 구성원들의 참여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혈액부족 사태가 벌어지자 헌혈은 혈액이 필요한 위급 환자에게 가장 강력한 안전망이라며 헌혈에 동참했다. 이후 SK 그룹 전반에 헌혈 릴레이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3SK머티리얼즈에서 시작된 헌혈 릴레이에 SK하이닉스, SKC&C, SK네트웍스서비스 등 계열사가 잇따라 동참하고 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업의 제1 가치는 이윤 창출이라며 기업 본연의 임무을 다하면서 최선의 방법을 통해 내외부 구성원의 공감을 넓히고 사회에 긍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SK의 상생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사회공헌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