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배신감 느낀 자유조선 “경악을 금치 못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출처=노동신문)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미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에 가담한 혐의로 북한임시정부이자 반북단체인 ‘자유조선’ 회원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을 체포한 것으로 21일(현지시각) 전해졌다.


미 당국에 배신감을 느낀 자유조선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토로했으며,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조치를 통해 ‘북한 달래기’의 일환으로 ‘자유조선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는 대북메시지를 보낸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대두된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미 해병대원 출신인 크리스토퍼 안은 지난 18일 미 FBI(연방수사국)에 의해 체포된 후 기소됐다. 현재 그는 범죄 인부(피고인에게 혐의를 설명하고 이를 인정할지 여부를 묻는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고, 사건은 변호인 요청에 따라 공개되지 않을 예정이다.

스페인 경찰의 한 수사관은 AP를 통해 당초 스페인 법원이 발표한 용의자 명단에는 크리스토퍼 안이 포함되지 않았으나 ‘자유조선’의 북한대사관 습격 조사 후반부에 크리스토퍼 안의 신원을 확보해 명단에 추가했고, 국제 체포영장도 발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스토퍼 안의 혐의는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지난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마카오에서 모처로 도피시킨 조직으로 알려져 있는 ‘자유조선’은 그동안 미 FBI와의 연류설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AP에 따르면 자유조선의 리더로 알려진 에이드리언 홍 창은 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 후 2월 23일 미국으로 넘어와 FBI에 연락을 취해 자료와 동영상을 공유하겠다고 제안하는 등 김한솔이 미국 내 안전가옥에서 보호되고 있다는 설도 돌았다.

그러나 우군이라고 ‘믿어왔던’ FBI가 자신들에 대한 체포에 나서자 자유조선은 19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북한 정권이 고소한 미국인(자유조선 멤버)에 대해 미 법무부가 영장을 발부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우리는 미국 정부가 목표로 삼고 있는 미국 국민의 안전에 대한 어떠한 보장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국제관계학에 정통한 일각에선 미국의 이번 조치가 우방인 스페인과의 외교적 관계를 고려한 것과 하노이 결렬 이후 북한과의 대화의 문을 닫지 않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서 김정은 정권의 전복을 노리고 있는 자유조선이 부담돼 일부러 거리를 두겠다는 ‘대북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는 주장이 대두된다.

앞서 지난달 31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에서 “이번 테러사건에 FBI와 반공화국 단체 나부랭이들이 관여되어 있다는 등 각종 설이 나돌고 있는 데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이른바 ‘북한 달래기’의 일환으로 북한과의 관계 악화를 원치 않는다는 ‘의지’가 이번 조치에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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