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문재인 정권의 배수진 ‘평화경제’[입체분석]

김수영 기자 / 기사승인 : 2019-08-25 10: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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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외면 속 나 홀로?…누굴 위한 평화경제인가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중국 한(漢)나라의 명장 한신(韓信)은 조(趙)나라와의 전투에서 강을 등지고 적병(敵兵)을 마주하는 ‘배수진’을 쳤다. 


오늘날 배수진은 일반적으로 막다른 길에 몰렸을 때 이판사판으로 취하는 전략이라 이해되지만, 사실 이는 상대방에 전략이 없음을 알고 방심을 유도하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이다.

당시 강을 등진 한나라의 진영을 본 조나라는 한신이 병법을 모른다며 비웃고 별다른 전략 없이 돌진해왔다. 그러나 한은 본진이 강을 등지고 조군을 맞는 사이 별동대로 하여금 뒤를 돌아 비어있는 조의 본진을 공격하도록 했다. 

한의 계책을 간파하지 못한 조군은 크게 당황해 삽시간에 무너져 내렸다. 3만으로 20만의 병력을 물리치며 한의 유방(劉邦)이 초(楚)의 항우(項羽)에 우위를 점하는 분수령이 된 정형전투(井陘戰鬪)의 일화다.

그러나 한의 경우와 달리 아무 대책도 없이 달랑 배수진‘만’ 있는 경우는 전멸을 면하기 어렵다. 임진왜란 당시 신립이 이끌었던 탄금대 전투가 좋은 예다.

지정학적으로 대한민국은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다. 북쪽으로는 북한을 넘어 러시아가 버티고 있고, 서쪽으로는 중국 대륙을 거쳐야 한다. 동쪽으로는 일본 열도에 막혀 있다. 남쪽 해역 또한 중국과 일본을 거쳐야 한다. 이들 모두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강대국들이다.

최근 한반도는 강대국들로 인해 바람 잘 날 없이 혼란스러웠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이어 중국·러시아 군용기는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고, 중국·러시아를 등에 업은 북한은 연이어 미사일을 쏴댔다. 영원한 우방으로 생각했던 미국은 북한 외엔 관심이 없어 보이며 줄곧 방위비 인상까지 압박해오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과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남북 경협을 통한 ‘평화경제’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역설했다.

현재 불어 닥친 진퇴양난의 현실 속에서 문 대통령의 ‘평화경제’ 포진이 한신의 배수진인지 궁여지책인지 이를 <스페셜경제>가 짚어봤다.

업계는 비상(非常), 평화경제는 부상(浮上)

‘동풍(東風)’에 내년 예산 40% 증발 위기

지난 6월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정상회의가 끝난 다음날, 한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판문점 깜짝 회동을 제안했다.

최초로 미국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으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판문점 회동은 답보상태에 머물던 한미·북미·남북관계에 다시 대화의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바로 다음날인 7월1일 일본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의 대(對)한국 수출 제한 발표로 이러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당시 일본은 한국을 ‘안보상 믿을 수 없는 국가’라는 표면상의 이유를 내세웠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내린 일제시대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라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이로 인해 국내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즉각 일본 출장을 통해 긴급물량을 확보하고, 임원회의를 소집해 향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여기에 일본이 지난2일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자 국내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2100선이던 코스피 지수는 3년여 만에 1900선까지 떨어지고, 지난 5일에는 7%넘게 급락하며 사이드카가 발동, 거래가 정지되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상황의 심각함을 인지한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대응방안을 점검했다. 전략물자관리원(KOSTI)에는 대외불확실성에 대처할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의 무역의존도(총수출+총수입)는 1,465조2천억 원으로 국내총생산(GDP·1,807조7천억 원)의 약 81.05%에 달한다. 또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대일 무역의존도는 15.2%로, 이는 GDP의 약 12.3%인 222조7천억 원을 차지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2020년도에 반영할 예산을 약 530조 원으로 책정했다. 내년도 국가예산의 약 42%에 달하는 금액이 수출규제와 함께 기로에 놓이게 된 셈이다.

실패한 ‘북방개척’…北‘떼쓰기’에 말려든 대화 메시지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래 줄곧 북한과 ‘대화’를 통한 평화의 길을 걸을 것을 강조해왔다. 취임 첫 해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있긴 했지만, 문 대통령의 대화의지는 2018년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여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이 성사되며 나름 소기의 성과를 보이는 듯 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된 데 이어 9월 평양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함께 백두산을 오르고 평양공동선언 및 9·19남북군사합의 등 대화의 동력 마련을 위해 애썼지만, 북한이 지어보인 ‘미소’가 그저 기회주의적 전략에 불과했음을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전조는 올해 김 위원장의 신년사였다. 김 위원장은 거듭 비핵화 의지를 내비치면서도 미국과의 협상이 잘 되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예고했다. 사실상 협박이라 볼 수도 있는 부분이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입장표명은 2월 말 하노이 북미회담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하노이 협상이 결렬되자 북한은 곧바로 ‘예고’에 따른 움직임을 보였다. 하노이 회담 종료 5일 만에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재건 움직임이 포착된 데 이어 5월4일과 9일 실제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한 것이다.

이후 6월 말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으로 판문점 깜짝 회동이 성사됐지만, 갑작스러운 만남이었던 만큼 이렇다할만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마치며 주먹을 쥐고 있다.

 

연이은 도발과 조롱조차 나 몰라라


군사도발 본격화…한 달 간 발사체 6차례, 총 12발 발사

 

북한의 본격적인 도발은 7월부터 시작됐다.

앞서 밝힌 대로 일본은 판문점 회동 다음날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했다. 가뜩이나 부진한 경제실적으로 문 정부의 정책기조가 난관에 봉착한 가운데 23일에는 중국·러시아 군용기가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 및 영공을 무단 침범하는 사태까지 일어나 외교는 물론 안보에도 적색경보가 들어왔다.

여기에 북한은 한 술 더 떠 25일과 31일 각각 두 발씩 미사일을 발사했다. 당시는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할 것으로 알려진 날이 불과 일주일가량 남아 관련 대책 마련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때였던 터라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말 그대로 첩첩산중, 엎친데 덮친격인 셈이었다.

북한은 당시 미사일 발사를 “남조선 군부호전 세력들에 보내는 엄중한 경고”라며 8월5일부터 진행될 한미연합연습에 대한 무력시위임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결국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지난 8월2일에도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하기에 이르렀다.

문 대통령은 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를 비판하며 남북 경협을 통해 일본 경제를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다는 ‘평화경제’를 주창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튿날 미사일로 화답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맞을 짓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며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또 일본은 지난 8일 기존 규제대상이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중 하나인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수출을 허가하며 한일 간 대화 동력이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북한은 한일 외교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10일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하며 한국사회를 뒤흔들었다.

북한의 대남 비난은 16일에 절정에 달했다. 문 대통령이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평화경제’를 재차 강조한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미사일을 발사하고 강도 높은 담화를 발표한 것이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16일 “남조선 당국자(문 대통령) 말대로라면 북남협력을 통한 평화경제를 건설하며 조선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리인데,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 할 노릇”이라 힐난했다.

특히 이날 조평통 담화에는 “북쪽에서 사냥 총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에”,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남조선 당국자가 웃기는 사람” 등의 폭언이 동반됐다.  

 

▲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16일 오전 새 무기의 시험사격을 또다시 지도했다며, 노동신문이 17일 일자에 보도했다. 이날 시험사격에는 리병철, 김정식, 장창하, 전일호, 정승일을 비롯한 당중앙위원회와 국방과학부문의 지도간부들이 함께했다.

한미동맹마저?…트럼프 “나도 한미훈련 맘에 안 들어”

이 같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고강도 비판 담화에 대해 남측에는 겁박, 미국에는 대화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지난 10일의 미사일 발사와 담화문 발표(11일)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알린 다음날 밝힌 내용이라 이러한 분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미국에 대한 무력시위가 아닌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항의차원임을 강조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를 문 정부의 외교 실패라고까지 평가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줄곧 “작은 미사일일 뿐”이라며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을 요구하고, 최근까지 있었던 한미연합훈련은 자신도 맘에 들지 않았다고 밝힘에 따라 사실상 미국의 시야에 한국은 들어오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미국의 태도를 트럼프 대통령 고유의 방식이라 평가하기도 하지만, 실제 2019년 방위비 분담금은 전년(약 9,602억 원) 대비 약 8.2% 인상된 1조390억 원 수준으로 책정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단순히 정무적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 볼 수 없는 이유다.

또한 지난달 24일 방한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도 국방부·외교부 당국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남중국해 등 미군이 직간접적으로 제공하는 안보 비용을 포함해 50억 달러(약 6조480억 원) 수준의 방위비 분담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19년 방위비 분담금의 5배를 훌쩍 넘는 액수다.

다가오는 지소미아 결정 기한, 日백색국가 발효


다음 주 日백색국가 발효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직후 소집한 임시 국무회의에서 “결코 좌시하지 않고 단계적 대응조치를 강화해 나가겠다”며 맞대응 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정부여당은 피해기업 지원 및 소재·부품 국산화 등 다방면에 걸친 대응책을 발표하는 한편, 지난 14일에는 일본을 한국의 백색국가에서 맞제외하는 내용의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시 개정안은 내달 초부터 효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오는 28일에는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법안(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이 효력을 갖게 된다. 아직은 수출규제가 본격적으로 이행되지 않고 있어 상대적으로 충격은 덜한 상태지만, 개정안이 발효되면 중소기업들을 시작으로 여파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3일 발표한 자체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52.0%는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에 대한 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조사 대상기업 300개). 백색국가 제외 효력 발생 시 6개월 이내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57.0%에 달했다.

이번 주 지소미아 연장 결정기한

한편 지소미아 연장 여부 결정 기한은 오는 24일이다. 여당과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폐기 카드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매주 목요일 열리는 오는 22일 정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에서 지소미아 연장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만났지만 서로 간의 입장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낸 만큼 이번 회담은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민주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측은 폐기론이 우세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지소미아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일단 지소미아 연장에 합의하되, 일본 측의 정보 공유 요청에 응하지 않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목소리는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 조치가 28일부터 시행되는 만큼, 지소미아 카드를 더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따라 더욱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2019.06.28. 

진퇴양난에 사면초가…배수진인가 궁여지책인가


진퇴양난·사면초가 속 ‘평화경제’ 배수진

문 대통령이 거듭 강조한 ‘평화경제’는 남북 경협을 통해 경제발전을 목표로 하는 장기적 구상안이다. 그러나 시기상 평화경제가 과연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은 일제시대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반발하며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했고 본격 이행만을 앞두고 있다. 평화경제의 명목은 이러한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맞대응’이다.

그러나 평화경제의 대상인 북한은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라며 일국의 대통령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최근 한 달 간 여섯 차례에 걸쳐 발사한 12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덤이다.

KADIZ를 침범했던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오랜 동맹이며, 우리의 우방인 미국과 갈등을 겪는 중이다.

2016년 한일 지소미아 체결 당시에도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를 경계했던 중국은 “동북아 지역에 새로운 불안 요소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중국은 미국과 무역갈등을 겪고 있다.

러시아와의 갈등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히자 러시아는 지난 6일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한 국가는 우리의 잠재적 핵 목표”라 엄포를 놨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이 금지한 미사일을 개발한다면 러시아 역시 금지 미사일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영원한 우방인 듯 했던 미국마저 거듭 방위비 인상을 압박하고 무기구매를 종용한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도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나 몰라라 하는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한이 트럼프를 믿고 연이은 군사도발을 자행한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자국우선주의 속 나 홀로 #withyou

일각에서는 이러한 정세를 ‘트럼프 리스크’의 일환으로 평가한다.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표어를 들고 집권한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우선주의로 기존 질서가 위태로워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외교현실 아래에서 상대국이 국익 퍼스트를 추구한다면 대한민국 역시 국익 퍼스트 전략을 내세워야 한다.

문 대통령의 ‘평화경제’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북한을 동반자로 인식하고 남북 경협으로 일본을 뛰어넘자는 장기적 전략이다. 그러나 북한과의 협의는 없었다. 오히려 북측은 이를 조롱하기까지 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형세는 등 뒤로 북한·중국·러시아라는 강을 두고, 정면으로는 일본과 대치중인 배수진의 모습이다. 대장군은 강(북한)을 이용해 적을 물리치겠다고 하지만 강물은 점점 불어나며 아군을 위협하고 있다. 그동안 강물을 막아주고 중재를 돕던 동맹국(미국)은 돌연 태도를 바꾸는 모양새다.

한신은 조나라가 전략이 없음을 알고 배수진을 펼쳤다. 준비되지 않은 배수진은 병력 전체를 사지로 몰아넣는 셈이다. 만일 조나라가 본진에 예비전력(戰力)을 충분히 남겨두기라도 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

누구도 코너에 몰려 전멸 직전인 군대를 두고 배수진을 친 것이라 평가하지 않는다.

설사 일본이 본진에 예비전력을 남겨두지 않았더라도, 문 대통령이 한신처럼 어딘가에 ‘별동대’라도 숨겨놓은 것이 아니라면 ‘평화경제’ 포진은 ‘배수진’이라기보다 ‘궁지에 몰렸다’는 표현이 적합해 보인다.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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