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23년 만에 이뤄진 증권거래세 인하 첫날인 지난 30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엇갈린 양상을 보였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7%(15.48포인트) 상승한 2038.80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오름세를 이어간 끝에 2030선을 회복했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장 초반 상승세를 타다가 동력을 상실하고 하락 반전하면서 전 장보다 0.31%(2.14포인트) 하락한 689.33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증권거래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30일부터 매매계약하는 주식에 증권거래세 인하가 적용된다. 코스피와 코스닥, 한국장외주식시장(K-OTC) 주식 거래세율(코스피는 농특세 포함)은 0.30%에서 0.25%로 0.05%포인트 인하됐다. 코넥스 주식 세율도 기존 0.30%에서 0.10%로 0.2%포인트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거래세의 0.05%포인트 하락이 시장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사태’ 여파에 따른 제약·바이오주의 급락세가 코스닥 시장의 거래세 인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거래가 눈에 띄게 늘지도 않았다. 이날 코스피 거래량은 4억4480만주로 올해 들어 일 평균 거래량보다 3.82% 늘어나는데 그쳤다. 거래대금은 4조8334억원으로 일 평균보다 10.16% 하락했다. 코스닥도 거래량이 많을 때에는 10억주 가까이 손바뀜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이날 6억5433만주 거래되는데 불과해 올해 일평균 거래량을 16.85% 하회했다. 거래대금도 3조8472억원으로 7.49% 떨어졌다.

과거 증권거래세 인하 사례에 따르면 인하 직후 거래액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하 효과가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앞서 1995년 7월 코스피 증권거래세를 0.50%에서 0.45%로 인하하고 이듬해 4월에는 0.45%에서 0.30%로 인하한 바 있다. 당시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995년 첫 인하 이전 3개월간(4~6월) 3256억원에서 인하한 뒤 3개월간(7~9월) 6445억원으로 97.9% 올랐다. 그러다 이후 6개월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4121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1996년 두 번째 인하 당시에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인하 이전 3개월간(1~3월) 3800억원에서 인하 이후 3개월간(4~6월) 6797억원으로 79% 증가했다가 이후 6개월간 4372억원으로 도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시장에서는 거래세 인하 폭이 크지 않아 당장 시장에 메기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투자 전문가는 “증권거래세 인하 폭이 0.05%포인트라 시장을 활성화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인데 증권사 수익에 영향을 미치거나 거래량과 거래대금을 퀀텀 점프 수준으로 늘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거래세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고 선물거래도 현물과 비교해 진입 장벽이 내려가면서 활성화할 기반이 마련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seraxe@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