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원 규모 긴급재난지원금 시장 열려
카드사들 금융당국 마케팅 제동에 한숨
삼성카드 “쿠폰 제공 행사 중단키로 결정”

▲ 기사내용과 무관한 사진임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카드사 홈페이지를 통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되면서 카드사들이 고객맞이에 분주하다.

이번 긴급재난지원금 규모가 14조원에 달하는 만큼 카드사들의 기대감도 클 법 한데 정작 고객 유치를 위한 홍보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마케팅 자제를 권고해서다.

일부 카드사는 신청자에 커피쿠폰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을 계획했다가 급히 중단하는 등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부터 각 카드사 홈페이지를 통해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됐다.

신청자가 과도하게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신청 첫 주 출생연도에 따른 5부제를 적용해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차분하게 접수가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신청 첫날이지만 접수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신청에 문제가 없도록 시스템을 모니터링 중이다”고 말했다.

카드업계에서는 14조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 중 10조원가량 신용·체크카드를 통해 쓰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고객 유치를 위해 판촉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그러기 쉽지 않다. 금융당국이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카드사에 마케팅 자제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8일 정부와 카드사 간 업무 협약식에서 카드사들에게 “재난지원금 신청을 유치하기 위한 지나친 마케팅 활동은 자제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카드사 간 과도한 마케팅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취지에 어긋난다며 공개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마케팅을 준비해온 카드사들이 이를 급히 철회하는 등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BC카드는 신청자 중 100명을 추첨해 이용금액 100%를 캐시백해 준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이를 취소했다.

NH농협카드도 추첨을 통해 1만명에게 1만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하려다 급히 취소했다.

그럼에도 일부 카드사들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판촉을 진행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8일 카드 발급 후 실적이 없는 고객들에게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시 커피 쿠폰을 제공하겠다는 문자를 발송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판촉이 아닌 만큼 이번 행사는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삼성카드는 전날 고객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면 스타벅스나 편의점 모바일 쿠폰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다.

다만 삼성카드는 이번 마케팅이 논란이 되자 이를 중단하기로 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해당 행사는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미 문자를 받고 신청한 고객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지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나머지 카드사들도 마케팅 진행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내부적으로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금융당국 눈치에 쉽게 결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신청 당시에도 카드사 별로 마케팅 경쟁이 치열했다. 이번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에서는 선제적으로 다양한 마케팅 방안을 내놓으려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위해 서버를 확충하는 등 투자비용도 적지 않은데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금융당국에서 마케팅 자제를 권고한 만큼 이를 준수하는 게 좋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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