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자유한국당 엄용수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취 혐의로 재판에서 징역형이 확정 됨에 따라 20대 국회 임기를 약 6개월 앞두고 국회의원직을 잃게 됐다.

대법원 1부는 지난 15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엄 의원에게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2억원을 선고했던 원심을 확정했다. 엄 의원이 기소된 혐의는 본인 지역구 보좌관과 공모해 총선을 앞둔 2016년 4월 초 당시 함안 선거사무소 책임자였던 기업인 안 모씨에게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은 불법 선거자금 2억원을 받은 혐의다.

그간 20대 국회에서 법원 판결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한 의원은 엄 의원과 자진사퇴자 1명을 포함해 모두 14명이다. 이는 17대 국회 18명, 18대 22명, 19대 21명보다는 적은 숫자다. 20대 국회에서 의원직을 상실한 의원들을 정당별로 보면 한국당(새누리당 포함) 소속이 10명으로 가장 많다. 뒤를 이어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이 3명, 민중당이 1명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아직 20대 국회에서 의원직 상실 케이스가 없다.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의원 본인이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거나 선거사무장·회계책임자·배우자·직계 존비속이 300만원이상 벌금을 선고받을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일반 형사사건의 경우 금고 이상 형을 받아야 의원직을 잃는다.

엄 의원 직전에 의원직을 잃은 것은 황영철 한국당 의원이다, 황 의원은 전월 31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되면서 의원직을 상실했다. 2억3000만원 상당 정치자금을 부정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았다. 20대 국회에서 첫 금배지 반납 사례가 된 것은 김종태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었다.

선거와 관련된 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 외에 부산 엘씨티 특혜 등 비리와 연루돼 의원직을 잃은 경우도 있다. 배덕광 전 한국당 의원은 부산 해운대 주상복합단지 엘시티 비리에 연루돼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가, 2심 판결 직전인 지난해 1월 의원직을 자진 사퇴했다. 이어 대법원은 동년 5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아 의원직을 상실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1심 또는 2심에서 의원직 사실상 의원직 상실 판결을 받은 의원들도 있다.

이규희 민주당 의원은 도의원 출마 예정자에게 ‘공천에 도움을 주겠다’며 금품을 수수해 1심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 받아 항소심을 진행중이다. 홍일표 한국당 의원도 의원실 사무국장을 지인 회사 직원으로 허위 등록하는 등 불법 정치자금 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진행 하고있다.

권성동 한국당 의원은 강원랜드 채용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받은 재판에서 1심 무죄가 나왔지만 검찰이 항소해 2심을 기다리고 있다. 김재원 의원도 국고 손실·뇌물 혐의와 관련해 2심까지 무죄가 나왔지만 검찰이 대법원에 최종 의견을 묻기로 했다.

이정현 무소속 의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KBS 보도개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전월 개최된 2심에서 1000만원 벌금형으로 감형받았다. 대법원에서 벌금형이 확정되면 이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지는 않는다.

아직 1심 판결이 나오지 않았지만 검찰에 기소돼 법정 다툼 중인 의원도 다수다. 이현재·염동열·원유철 한국당 의원, 심기준 민주당 의원 등이 그들이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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