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키움뱅크(가칭)와 함께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고배를 마셨던 토스뱅크(가칭)의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인터넷전문은행과 증권사 진출 포기 가능성을 언급하며 금융감독원에 대해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 ‘핀테크 스케일업 현장간담회’에서 “증권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금융당국(금감원)에서 우리가 수행할 수 없는 안을 제시했다”며 “증권업 진출을 막은 이슈가 인터넷전문은행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이 분야 진출도 멈출 수밖에 없다”고 금감원을 향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증권업 진출 때문에 수백억 원을 투입하고 인재도 채용했는데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특별한 규정에 따른 것이 아니라 정성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우리가 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금감원이 제시했다는 ‘그는 수행 할 수 없는 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는 은성수 신임 위원장의 취임 후 첫 금융혁신 관련 행사였다. 토스를 포함해 레이니스트, 카카오페이, 핀다 등 주요 핀테크 업체 대표들이 대부분 자리했다. 금융위는 추후 더 많은 핀테크 유니콘 기업을 볼 수 있도록 내년 3월까지 100건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핀테크 스타트업 투자 확대를 위해 3000억 원 규모의 핀테크 투자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외에 핀테크 기업의 특성을 반영한 거래소 상장제도 개선 방안 검토 등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은 위원장이 함께한 토론회에서도 “금융위와 얘기할 때는 진심 어린 조언과 도움을 받는다고 느끼는데 실제로 감독 기관들과 얘기하다 보면 진행되는 것이 없다”며 “정해진 요건을 못 지켜서 문제가 되는 거라면 당연히 보완하겠지만, 정해지지 않은 규정과 조건을 내세우기 때문에 사실상 대응이 어렵다”고 사실상 금감원을 정조준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법령 해석의 차이는 있을 수 있어도 규정에 없는 방안을 금감원이 요구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토스가 금감원이 신사업 인가를 지연시키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토스는 지난 5월 증권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했지만 금감원은 자료 제출 요구 등으로 심사를 지연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올 3월 이후 진행됐던 제3인터넷 은행 예비인가 과정에서 금감원이 토스뱅크와 키움뱅크를 탈락시킨 것도 갈등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당시 업계 및 시장 전반에 인터넷은행 육성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는 흐름이 있었기 때문에 두 컨소시엄의 통과 가능성은 상당히 높게 평가었다.

반면, 벤처 창업가 기질이 다분한 이 대표의 거침없는 태도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는 시선도 있다. 당초 토스뱅크는 신한은행과 컨소시엄 구성과정에서 결별했는데, 당시 신한은행 측에서는 토스 측의 일방적인 퇴출 요구에 따른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에 제3인터넷은행 사업 흥행이 이번에도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도 상승하고 있다. 금융위는 내달 10일부터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한다.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 silvership@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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