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불만 있으면 대화의 장에서 밝혀야”…트럼프 식량지원 찬성했다 다시 언급
국회 패스트트랙 대치 답답…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 필요
‘검찰 셀프개혁 안 된다’가 민심, 겸허해져야…‘인사실패’는 동의 못 해
잠재성장률 낮아져 신성장 동력 절실…하반기 성장률 2%중후반 달성 전망
고용시장 내부는 good, 외부는 아쉬워…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시사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9일 KBS 특집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취임 2주년을 맞아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이번 대담은 문 대통령은 정부의 국정철학과 경제, 사회, 외교, 안보, 국내정치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北 발사체는 ‘미사일’ 추정…안보리 결의 위반 소지도 있어


먼저 문 대통령은 대담 약 4시간 전인 오후 4시30분 경 북한이 쏘아올린 발사체와 관련해 “며칠 전 발사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라 일단 규정했는데 오늘 발사는 평안북도 지역에서 육지를 넘어 동해안까지 발사했다”며 “2발 중 1발은 단거리 미사일로 한미 양국이 함께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보리 결의에는 탄도미사일을 하지 말라는 표현이 들어있어 비록 단거리라도 그게 탄도미사일이면 안보리 결의 위반 소지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하노이 회담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 데 상당히 불만을 가진 것 같다”며 “근본적 해법은 북미 양국이 조속히 (협상테이블에)앉는 것이다. 불만이 있다면 대화의 장에서 명확히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이어 대북 인도적 차원의 식량지원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지지의사를 표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식량지원을)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자신이 한국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절대적으로 축복한다는 말을 전해달라, 그것이 굉장히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는 것을 발표해달라 서너 번 거듭 부탁했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여야 패스트트랙 대치 답답…‘독재자’ 비판 일축


이어 문 대통령은 패스트트랙 지정 문제로 국회가 장기간 냉전상태를 이어오는 것과 관련해 “여야 정치권이 대치하는 것은 정치 성격상 이해할 수 있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답답한 국면이 아닐 수 없다”며 산적한 민생법안과 추경안 논의를 위해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를 제안했다.

‘야당과의 관계를 풀지 않는 것이 국정운영에 부담으로 오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자유한국당이 독재자라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촛불 민심에 의해 탄생한 정부를 독재, 그냥 독재라 하면 설득력이 떨어지니까 색깔론을 들어 ‘좌파독재’라 규정짓는 것에 대해서는 참으로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야당이)극단의 표현을 쓰긴 했지만 다 하나의 정치적 행위라 본다면 여야간 대립은 늘 있어 온 것”이라며 “이제는 한 페이지를 넘기고 다시 새로운 대화를 통해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찰, 자강개혁 기회 스스로 놓쳐…셀프개혁 불가, 겸허한 자세 가져야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1일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에 대해 ‘견제와 균형’을 언급하며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서는 “패스트트랙이라는 것이 법안이 통과된 것이 아니라 법안을 상정시키는 것”이라며 “검찰도 법률 전문집단이고 수사기구이기 때문에 충분히 자신들 의견을 밝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수사권 조정은 검찰이 사정기구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해 개혁방안으로 제기되는 것”이라며 “검찰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놓쳐왔다. 셀프개혁으로는 안된다는 게 국민들 보편적인 생각이기 때문에 그런 방안들이 마련되는 것이라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야당이 ‘인사실패’라 규정하는 청와대의 인사검증에 대해 “인사실패나 참사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이낙연 총리를 비롯해 장관님들이 잘하고 있다. 임명된 장관들이 임무를 제대로 못하면 인사실패지만 잘하고 있다면 인사실패일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검증부터 청문회까지 전체가 하나의 검증과정”이라며 “청와대 검증에서 밝혀내지 못한 부분이 있거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해 검증실패라 말할 수 없다. 흠결이 있음에도 발탁하는 것은 능력과 실력을 평가해 발탁하고 싶은 생각이 있기 때문”이라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경제성장률 좋지만 잠재성장률 낮아져 문제…신성장 동력 마련 시급

한편 문 대통령은 경제동향과 관련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결코 낮지 않다. 우려되는 것은 잠재성장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데 기존 메모리 반도체 분야 이후로는 신성장 동력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 새로운 산업을 통한 성장동력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고 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혁신성장이다. 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자동차 부분을 중점 육성하는 한편 기존 제조업 혁신을 통해 제조업 강국 위상을 굳건히 하려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지난 2·3월 청년 고용률이 아주 높아졌고 청년 실업률도 아주 낮아졌다”며 “특히 25~29세의 경우 인구가 굉장히 늘었음에도 고용 상황이 아주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0.3%를 기록한 데 대해 우려를 표하고 “우리 목표는 적어도 2.5%~2.6%로, 앞으로 더 만회해 가야 한다”며 “정부·한국은행은 2분기부터 점점 상황이 좋아져 하반기에는 잠재성장률인 2%중후반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기와 괴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거시적으로 볼 때 한국경제가 크게 성공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 작년 1인당 소득 3만 달러를 넘기며 ‘3050클럽(소득3만달러+인구5천만이상)’에 가입했다”며 “G20이나 OECD국가 중 한국은 상당한 고성장 국가이고 이례적으로 경기가 좋은 미국 다음으로 경제성장률이 제일 높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르게 소득배분이 되지 않아 아직도 양극화가 심각한 점이나 고용증가가 주춤해진 점은 정부도 똑같이 인식하고 있고 아픔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대한 논란에 대해 문 대통령은 “아쉬움이 많지만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고용시장 안에 들어와 있는 분들은 굉장히 좋아졌다. 저소득 노동자 기준이 역대 최저로 낮아졌고 소득1분위·5분위 노동자 임금격차도 역대 최저로 줄었다”며 “고용시장 안의 효과는 뚜렷한데 바깥의 자영업자나 노동자들이 오히려 고용시장에서 밀려나 어려움을 겪게 됐고 이 부분을 함께 해결하지 못한 것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 사회, 경제가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지 적정선을 찾아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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