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상장사가 한 달 전보다 12곳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고, 일본과 한국의 수출 갈등 악재가 지속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빌리언 달러 클럽(Billion Dollar Club)’으로도 불리는 시총 1조원 이상은 미국에서도 의미 있는 분류로 쓰인다. 우버 같이 기업가치가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을 ‘유니콘 기업’으로 부른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시총 1조원 이상인 이른바 ‘1조 클럽’ 상장사는 186곳이었다. 코스피 기업이 163곳으로 전월 말보다 7개, 코스닥 상장사는 23곳으로 5개 감소했다.

이는 지난달 말보다 12개사 줄어든 것으로, 시총 1조 클럽 상장사 수의 월간 감소 규모로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시총 1조 클럽 상장사 수 하락폭은 주가 급락세로 ‘검은 10월’로 불린 지난해 10월 23곳 감소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증폭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13.37%, 21.11% 하락했기 때문이다.

10월 이후 회복세를 보이면서 1조 클럽 상장사는 올해 2월말 기준 206곳까지 늘었다. 그러나 3월부터 203곳, 4월 204곳, 5월 202곳, 6월 198곳 등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달 시총 1조 클럽 상장사 수가 감소한 데에는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등 여러 악재가 겹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9일 코스닥 지수는 하루에 25.81포인트(4.00%)나 내려 618.78로 마감했다. 이는 2017년 4월 14일(618.24) 이후 2년 3개월 여만의 최저 수준이다.

코스닥 지수는 7월 들어 10.39% 하락했고 코스피도 4.75% 내렸다.

이달 29일 현재 코스피 시총 1조 클럽 전체 멤버의 시총은 1천202조2천억원으로 6월 말보다 56조7000억원 줄었다. 코스닥 1조 클럽 멤버 시총은 43조9000억원으로 8조5000억원 감소했다.

현재 코스피 1조 클럽 상위권에는 삼성전자(275조2000억원), SK하이닉스(56조1000억원), 현대차(27조3000억원), 셀트리온(23조5000억원) 등이 포진해 있다.

또 롯데제과(1조50억원), 부광약품(1조101억원), 태영건설(1조161억원), 더블유게임즈(1조317억원), 현대상선(1조478억원) 등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현재 이들 기업들도 실적 악화와 통상 마찰 등의 악재로 맥을 못추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이 한국에 대한 보복성 수출규제 방침을 발표한 이후 국내 10대 그룹 상장사 시가총액이 17조원 이상 날아갔다. 특히 삼성그룹과 LG그룹 시총이 각각 6조원 이상 증발하며 감소폭이 뚜렷했다.

10대 그룹 중 SK그룹만 이 기간 시총이 111조4180억원에서 118조7400억원으로 7조3220억원(6.6%) 증가했다.

감산 효과 등으로 SK하이닉스 시총이 50조5960억원에서 58조950억원으로 7조4980억원(14.8%) 늘어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7조1000억원), CJ ENM(3조6000억원), 신라젠(3조2000억원), 헬릭스미스(3조원) 등이 상위권에 있다. 올해 골든비릿지 증권을 인수한 상상인(1조360억원)이 턱걸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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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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