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 자신이 주주인 기업 재판 맡으며 재판회피 신청도 안한 채 승소판결
남편 오충진, 특허법원 판사 당시 아모레 소송 맡으며 아모레 주식매수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주식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스페셜경제=신교근] 10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부부가 주식투자로만 수십억 상당의 재산을 형성·신고하면서 이들의 ‘주식투자기법’ 논란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자신이 주주인 이테크건설의 재판을 맡아 논란이 되고 있으며, 그의 남편 오충진 변호사는 특허법원 판사 재직 당시 아모레퍼시픽 소송을 맡으며 아모레 주식을 매수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후보자 부부의 재산(두 자녀 포함)은 총 46억6900만원으로 그 중 83%인 35억4900만원(남편 28억8300만원+본인 6억6600만원)이 주식이다. 이로 인해 현 사법부의 주류라고 알려진 ‘국제인권법연구회’의 발기인인 이 후보자와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남편 오충진 변호사가 그동안 특정 종목 주식에 어떻게 수억원씩의 거액을 몰아가면서까지 투자를 할 수 있었는지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짚어봤다.

8일 주광덕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근무하던 2018년 자신과 남편이 13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한 이테크건설(코스닥 상장사)의 설비피해사고 관련 재판을 맡았다. 당시 이 후보자는 해당 건설사의 주식 1432주(약 1억8286만원·2017년 말 기준)와 남편 오 변호사는 무려 9200주(약 11억7384만원)를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 후보자는 해당기업의 재판을 맡으면서 이 주식을 매각하지도, 재판회피 신청도 하지 않은 채 원고인 보험사의 청구를 기각하고 이테크건설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이 후보자 부부는 판결 전후로 이 회사 주식을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자는 460주를, 남편은 6500주를 추가 매입했다. 또한 지난 3월에도 이 후보자는 이 회사 주식 148주를 추가로, 남편 역시 1300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로써 이 후보자 부부가 가진 이 회사 주식은 총 1만9040주(약 17억4596만원)으로 늘었다고 알려진다.

이에 더해 남편 오충진 변호사는 특허법원 판사 당시 아모레퍼시픽의 소송을 맡으며 아모레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주광덕 의원실에 따르면, 오충진 당시 특허법원 판사는 2007~2008년 아모레퍼시픽 관련 특허·등록상표 분쟁 관련 재판 11건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모레퍼시픽의 소송을 맡고 있던 오 당시 특허법원 판사가 2008년 해당기업의 주식 800주(1억1200만원 상당)를 가감 없이 매수해 아모레 관련 재판이 모두 끝난 후인 이듬해 모두 매도했다는 것이다.

또한 오 변호사는 2010년 판사 퇴직 후 전관 변호사로 근무하면서 자신의 소송과 관련한 회사 주식을 꾸준히 매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광덕 의원실에 따르면, 2012년 LG화학과 다음커뮤니케이션 주식을 매수했다가 이듬해 모두 매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매수 타이밍이었다. LG화학·다음커뮤니케이션 주식을 매수한 시점이 관련 소송을 수임했을 때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조선일보>를 통해 이테크건설 주식매입과 관련해 “해당 사건은 재판 진행이나 사건 변론 과정에서 이테크건설의 주식을 추가로 매입할 만한 내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건이 아니었다”며 아모레퍼시픽 주식매입과 관련해선 “이해 충돌 가능성이 없고, 내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건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법원 법관윤리강령은 재판의 공정성에 의심을 초래할 위험이 있는 경우 관련한 경제적 거래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법관인 공직자가 재판과정에서 얻은 내부정보를 투자에 활용했을 수 있고, 거액을 투자했다는 것은 법관윤리강령을 어긴 게 아니냐는 것이 야당의 비판이다.

한편, 이 후보자 부부는 미성년자인 두 자녀의 예금액이 각각 4574만원, 4436만원이어서 증여세 탈루 의혹도 받고 있다. 현재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에게 ‘35억 주식 투자귀재’라는 등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