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9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정개특위 위원장)과 윤소하 원내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2019.06.28.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지난달 28일 여야가 ‘반쪽짜리’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며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나눠 갖기로 한 데 대해 정의당이 거세게 반발하며 범여권 공조가 깨질 위기에 놓였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주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정의당이 맡고 있는 정개특위 위원장을 교체하는 것이었다는 게 세간의 평가”라며 “이는 불신임 직전의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살리고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을 버린 선택”이라 혹평했다.

윤 원내대표는 “사전협의는커녕 사후 어떤 설명도 없이 어떻게 개혁공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냐”라며 “향후 이런 식의 기본원칙도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도 없이 한국당 떼쓰기에 끌려 다닌다면 개혁전선은 와해될 수도 있음을 알기 바란다”고 전했다.

당초 지난달 24일 첫 교섭단체 원내대표 합의 후 나 원내대표가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합의문을 ‘퇴짜’맞으며 그의 리더십이 흔들렸다는 평가와 함께 복귀 명분조차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꾸준히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의 임시국회 소집을 주장했던 정의당으로서는 더 이상 ‘히든카드’조차 없는 한국당에 민주당이 면죄부를 쥐어줬다는 것이다.

정의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도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에 대해 사과하는 대신 심 위원장을 자르고 한국당과 담합한 것 아니냐”며 “앞으로 민주당을 돕는 일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으로부터 ‘민주당 2중대’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써가며 정부여당의 정책기조에 협력적인 모습을 보여 온데다가 당원들 사이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아질 때에도 지도부가 중심을 잡아가며 비판수위를 낮추려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그러한 지도부 측이 민주당에게 등을 돌림에 따라 정의당과 민주당의 관계는 한동안 숙고의 기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달 11일 열리는 차기 정의당 당대표 선거에 심상정 의원의 당선이 유력시 되고, 민주당이 자당 특위 위원장을 사개특위로 택할 경우 사실상 선거제 개편을 2순위로 미룬 것과 다름없어 양당의 경색국면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민주당은 든든한 우군이었던 정의당의 거센 반발에 난색을 표하면서도 심 위원장 측에 입장을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그 대상이 심 위원장 본인인지 정의당 측 관계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김호성이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민주당 수석부대표나 김종민 정개특위 간사가 협상 진전 상황과 위원장 교체 여부 등에 대해 심 의원과 정의당 측에 충분히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인영 원내대표 또한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심 위원장이 사전통보는 전혀 받지 못했고, 문자통보도 없었다고 말했다’는 질문에 “사전에 교감했던 내용과 반응, 이런 것이 달라 저도 난감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의당은 이를 두고 “이인영 원내대표가 심 위원장의 일방적 해고통보와 관련해 사전 교감했다는 사실무근의 발언에 또다시 유감”이라 전했다.

정호진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도대체 누구와 사전교감을 했는지 이 원내대표는 밝히라”며 “사실과 다른 무책임한 발언은 나경원 원내대표와 밀실합의를 모면코자 하는 물타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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