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벌써 4곳에서 확진 판정이 잇따르고 있다.

당장 돼지고기 판매가 변동은 없지만 이미 유통업계에서는 긴장 수위를 높이면서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는 돼지 물량이 급감하면 도매가격은 물론 소비자 가격 상승도 불가피 하기 때문에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입돈육 상품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김포시 등에 따르면 전날(23일) 의심 신고가 들어온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자장리 양돈 농가가 이날 오전 5시경 ASF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국내에서 ASF 확진 판정을 받은 곳은 파주시 연다산동과 경기 연천군 백학면, 경기 김포시 통진읍을 포함해 총 4곳으로 늘어났다.

모두 정부가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한 파주·연천·포천·동두천·철원·김포 범위 안에서 발병했다. 이번에 ASF가 확진된 농장은 앞서 확진된 연천 농장으로부터 약 6.9㎞ 떨어져 있다.

특히 김포와 파주에서 나온 추가 확진으로 돼지 이동 중지명령이 내려지면서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전날(23일) 오후 7시 30분부터 48시간 동안 경기, 인천, 강원 지역에 돼지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번 출하 중단에 따른 도매가 상승으로 인해 소매가도 연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보다 앞선 이동중지 명령 여파로 돼지 출하 물량은 50%가량 급감하며 도매가는 최대 40% 상승한 바 있다.

대형 마트의 경우 비상상황에 대비해 최소 1주일 이상의 비축 물량이 있어 당장 가격이 올라갈 일은 없으나, 비축물량이 1~2일에 불과한 정육점의 경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한 국산 돼지고기 삼겹살 100g 소매가는 23일 기준 2109원으로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기 하루 전인 16일(2013원)보다 4.8% 올랐다.

상대적으로 비축 물량의 여유가 있는 대형마트도 확산 추세에 따라 가격 유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형마트는 장기화에 따라 수입산 대체의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에서 전세계적으로 돼지고기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ASF로 돈육대란을 겪고 있는 중국이 대거 수입에 나섬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돈육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8월 중국의 돈육 수입은 모두 16만2935 톤으로 전년 대비 76% 급증했다.

중국이 국제시장에서 돼지고기를 싹쓸이함에 따라 최근 돼지열병이 발견된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국제시장에 나온 돼지고기를 대거 수입하면서 한국의 수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심리적 불안감에 대체육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대체육 가격도 일시적으로 오르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에겐 감염되지 않으며, 섭취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심리적 불안감으로 돼지고기 소비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며, 시중에 발병 고기가 유통되지도 않는다”며 “국산 돼지고기를 안심하고 소비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