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마감된 가운데, 세계 최대 게임사인 중국의 텐센트가 향후 인수전 방향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텐센트가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인수 후보 중 자사에서 가장 유리한 컨소시엄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마감한 NXC(넥슨 지주사) 매각 본입찰을 카카오와 넷마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T), 베인캐피털, MBK파트너스 등 5곳이 참여했다. 다만, 매각 초기부터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텐센트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텐센트의 넥슨 인수전 참전는 변수로 꼽히고 있다. 본입찰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컨소시엄 합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김정주 NXC 대표와 특수관계인들의 NXC 지분 전량은 10~15조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사실 이러한 인수금액은 자금동원능력도 유리한 투자사들도 단독으로 조달하기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전략적투자자(SI)로 분류되는 카카오와 넷마블은 컨소시엄 구성이 불가피하다. 올해 1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조 6334억원, 넷마블 1조 6159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매각 예상가의 20%도 미치지 못한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텐센트의 불참이 게임시장에서는 변수론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본입찰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텐센트가 독보적인 큰손으로 꼽히는 것이다.

텐센트는 중국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슈퍼셀, 라이엇게임즈, 에픽게임즈 등 유력 게임사들을 잇따라 사들였다. 이 같은 M&A(인수합병)를 단행하면서 급격하게 사세를 불려왔다. 특히 넥슨의 던전앤파터의 경우 매출의 약 50%가까이를 중국 시장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텐센트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컨소시엄에 들어갈 명분히 충분한 것이다.

또한 텐센트가 카카오와 넷마블 주요 주주라는 점도 컨소시엄 참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텐센트는 카카오, 넷마블 지분을 6.7%, 17.6%씩 보유, 이사회도 참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 지분도 5.7%나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는 컨소시엄 참여로 보유지분 가치를 높이면서, 해당 기업에 대한 영향력도 강화할 수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텐센트의 본입찰 불참이 몸값을 높이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본입찰 참여사들의 제안을 비교하면서 가장 유리한 선택지를 고르려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국내 게임업계의 차이나 포비아(공포증)를 의식해 인수전 전면에서 빠지는 대신 우회적으로 참여하려는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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