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개 펀드 5151억원 중 24개 펀드 2401억원 환매 연기
펀드자산 98% 사모사채 발행…부동산·펀드 돌려막기 투입

▲ 지난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자산운용 앞에서 옵티머스 펀드사기 피해자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자금 대부분이 사모사채를 경유해 위험자산이나 펀드 돌려막기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환매 연기된 24개 펀드 외 나머지 펀드도 만기 도래 시 환매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23일 발표한 옵티머스자산운용 중간 검사결과와 향후 대응 방안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총 펀드 수는 46개이며, 판매에 따른 총 설정액 원본은 5151억원이다. 이 중 24개 펀드, 약 2401억원이 환매 연기됐다.

나머지 22개 펀드 또한 환매연기 펀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자산으로 구성돼 있어 만기 도래시 환매연기가 불가피하다.

당초 옵티머스는 공공기관 매출채권 투자 등 안정성을 강조하며 투자자금을 모집했지만, 실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 실적은 없으며, 사모사채 발행사를 경유해 부동산 등에 투자하거나 펀드간 돌려막기에 자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편입자산 현황


옵티머스의 46개 펀드의 편입자산은 지난 1일 평가액 기준으로 약 5235억원이다. 편입 자산의 대부분(98%)은 비상장기업 사모사채(평가액 약 5109억원, 권면액 약 5098억원)로 구성됐다. 나머지는 예금 83억2000만원, 비상장주식 42억4000만원 등이다.

사모사채는 씨피엔에스(2052억원), 아트리파라다이스(2031억원), 라피크(402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279억원) 등이 발행했다.

이들 4개사는 펀드자금을 본인명의로 각종 자산에 직접 투자하거나 다른 관련법인에 자금을 이체하는 단순 도관체로의 역할을 수행했다.

자금 사용처는 약 60여개 투자처, 3000억원 내외 수준으로, 권리관계가 불투명한 자산이 다수이며, 회수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마저도 금액이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감원 측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위법행위 혐의자가 제출한 자료로 금액이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커 자산실사 등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검사결과, 옵티머스의 부정거래행위와 펀드자금 횡령 등 불법행위가 확인됐다.


▲ 옵티머스펀드의 투자제안서상 투자구조와 실제 투자구조


옵티머스는 펀드자금을 부동산 및 개발사업 등 위험 자산에 투자할 목적이었음에도 투자제안서에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직·간접 투자하는 것으로 기재하는 등 투자자를 오인토록 해 펀드 투자자금을 모집했다.

아울러 옵티머스 대표이사는 펀드 자금 일부를 개인 계좌를 통한 주식·선물옵션 매매 등에 이용했다.

펀드 자금은 수차례의 이체 과정을 거쳐 대표이사 개인명의 증권계좌로 입금됐으며, 대표이사는 동 자금을 사용해 개인 명의로 주식·파생상품 등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옵티머스는 검사과정에서도 허위자료를 제출하거나 자료를 은폐하는 등의 방법으로 검사 업무를 방해하기도 했다.

옵티머스에 대한 제재는 잔여 펀드의 이관 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검사결과 제재는 잔여 펀드의 관리 방안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검찰 수사결과 등으로 펀드자금과 관련된 상장법인 등의 불공정 거래 혐의가 발견된 경우 신속하게 조사해 엄정 처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금융감독원)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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