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엿새째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 중인 가운데 25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유예를 놓고 한일 양국이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 대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25일 “유치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판정승이다, 완승이다, 트라이 미(Try Me), 사과해라, 사과 받았다, 사과한 적 없다고 하는데, 이게 무슨 창피한 모습인가”라며 이와 같이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막판 지소미아 파기 철회 결정이 진정한 외교적 성과라면 정확한 손익계산서를 공개하라”며 “지소미아 파기 압박으로 뭘 얻어냈는지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지소미아 종료 유예)결정 자체는 불행 중 다행이지만 이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그러기엔 대한민국이 잃은 것이 너무나 많다”며 “한미동맹을 깊은 불신의 늪으로 밀어 넣었고 한미일 공조를 와해 수준까지 끌고 갔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 정권은 지소미아를 연장하라는 미국의 압박을 못 이겼다”며 “미국 상원이 지소미아 파기는 동북아의 선동국가만 유리하게 한다며 연장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시켰을 정도”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소미가 한미동맹과 전혀 관계없다고 했고,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미국과 수시로 소통하며 마치 공감대를 형성한 것처럼 말했는데, 모두 허무맹랑한 허풍이나 거짓말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둘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자신들이 어떤 일을 벌이는지 모르고 위험한 사고를 연달아 치는 것이거나 작정하고 북한을 유리하게 하는 북중러에 편입해 한미동맹을 작정하고 깨려는 것”이라며 “어느 쪽이든 더 이상 외교안보를 맡길 자격이 없다”고 했다.

또 “현재 외교안보 라인으론 방위비 협상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질질 끌려 다니며 얻어맞기만 할 게 분명한데, 즉각 외교안보 라인을 교체해 미국을 설득하라”고 주장했다.

황교안 대표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과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 폐기를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데 대해선 “제1야당 대표의 단식이 엿새째로 접어들지만 청와대와 여당은 여전히 미동도 안하면서 야합의 꿈을 버리지 못한다”면서 “기어이 한국당을 고립시키고 불법 패스트트랙 폭거를 일으킬 궁리만 한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단식을 계속하는 이유는 패스트트랙 전과정이 불법이고 무효이기 때문”이라며 “현재 34개나 되는 정당이 등록됐다고 하는데, 지난 총선 직전과 비교해 2배 가량 많다. 정당 난립, 국회 분열, 정치권 혼란이란 연동형 비례제 폐해가 벌써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의 국회도 온갖 정치적 이합집산으로 바람 잘 날 없는 혼란에 빠져있다. 사실상 정당다운 정당이 몇이나 되나”라며 “오늘날 국회도 사실상 ‘떴다방 다당제’ 수준인데, 이런 국회가 과연 힘을 갖고 정부를 견제할 수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나 원내대표는 “이제 고집 그만 피우고 밥그릇 욕심 내려놓으라.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제의 패스트트랙 원천 무효를 선언하고 불법 사슬을 끊어내라”며 “90일간 충분한 숙의 기간을 보장하는 안건조정위원회에서도 날치기 통과시킨 선거법이다. 27일 부의도 족보 없는 불법 부의”라고 했다.

이어 “(여당은)패스트트랙은 그대로 두고 계속 협상하자 하는데, 그것은 한쪽에 칼을 들고 협박하며 협상하자는 것”이라며 “여당에 묻는다. 협박인가 협상인가. 패스트트랙 원천무효 선언하고 철회한 뒤 그러고 협상하자”고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기 국회 마지막을 남기고 저희가 챙겨야 할 많은 민생법안이 있는데, 이 법안들은 어쩌자고 지금 국회만 열면 패스트트랙 법안을 상정하자고 한다”며 “여당은 민생엔 관심 없고 오로지 국민 밥그릇과 집권에만 관심있다”고 질타했다.

인헌고 학생들이 정치편향 교육을 비판하며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삭발을 한데 대해선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라며 “독선과 오만의 좌파 권력은 순수한 학생들마저 극단의 투쟁의 장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아이들이 용기를 내 정치편향 교육에 저항했는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를 섣부른 신념화, 독선이라고 운운하며 모욕과 망신을 줬다”며 “학생을 위한 교육감이 아닌, 특정 이념과 사상의 교육감을 자처하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특정이념 교육감이 당선돼 교육현장을 특정이념으로 물들이거나 교육을 편향적으로 이끌고 있는데, 교육부의 직권 조사를 강력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 rare012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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