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조현민 한진칼 전문 겸 정석기업 부사장이 경영복귀한 가운데, 이를 두고 회사 안팎에서 저항이 거세다. 지난해 ‘물컵 갑질’로 인해서 자리에서 물러난 지 1년 2개월 만에 복귀인데,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조현민 전무가 서울 소곡동 한진칼 사옥에 출근을 시작한 이후,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를 시작으로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대한항공 조종사 새 노동조합, 진에어 노동조합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잇달아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노동조합 모두 조 전무의 복귀에 대해서 시기가 너무 이르며, 경영복귀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한진칼 2대주주인 행동의 사모펀드 KCGI도 조현민 전무의 경영 복귀는 책임경영에 위배되며, 회사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KCGI 측은 “그룹 전체에 치명타를 입히고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긴 커녕 오히려 수십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보수를 수령했다”면서 조 전무가 경영에 복귀 배경에도 이러한 거액의 보수를 받아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꼼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진그룹 측은 노조 성명에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다만 KCGI의 성명에 대해서는 반박하는 공식입장을 밝히고 “조 전무의 복귀는 그룹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전무가 10년 이상 광고와 마케팅 업무를 맡아왔으며 충분히 능력을 입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재계는 한진그룹이 조 전무의 경영 복귀에 대한 여론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판단하면서도,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에는 KCGI의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봤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전 회장의 지분 상속 및 경영 승계에 대한 가족 간 합의가 늦어질수록, 외부의 공세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따라서 한진그룹의 남매 분할 경영 시나리오과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 됐다는 분석과 함께, 향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다.

이렇게 경영일선에 복귀한 조현민 전무는 한진그룹의 신사업 개발 및 그룹 사회공헌 등 그룹 마케팅 관련 업무 전반적으로 총괄하는 CMO(Chief Marketing Officer) 역할 담당하게 된다. 한진그룹이 직접 조 전무를 마케팅 전문가라고 내세운 만큼, 조 전무가 그룹 마케팅 프로세서 전반을 들여다 볼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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