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신제품 출시로 라인업 다양화

[스페셜경제 = 최문정 인턴기자] 스마트폰 업계가 스마트폰 전쟁에 돌입했다. 삼성과 LG, 애플 등은 저가형 제품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다양화해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중이다. 레드오션으로 전락한 스마트폰 시장이 코로나19라는 또 다른 악재를 뚫고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 뛰어든 애플

▲ 애플의 아이폰SE (사진제공=애플)

애플은 지난 6일 4년 만에 신형 아이폰SE을 깜짝 출시했다. 홈버튼, 4.7인치 디스플레이 등의 ‘아이폰8’의 겉모양은 거의 그대로였지만 인물사진 모드가 지원되는 카메라와 ‘아이폰11’시리즈에 적용된 A13Bionic 칩이 적용돼 ‘가성비’가 좋은 휴대폰이란 평가가 이어졌다.


IT업계에선 이번 아이폰SE 출시가 애플이 저가형.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예고편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향후 SE 시리즈가 이벤트나 레트로 마케팅의 일환이 아닌 정규 제품 개발 스케줄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략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 2017년 아이폰 10주년을 맞아 ‘아이폰Ⅹ’을 출시하며 가격을 급격히 올렸다. 작년 출시된 ‘아이폰11’의 경우 99만원부터, ‘아이폰11Pro’의 경우 139만원부터 가격이 시작된다.

 

그러나 동남아, 중남미, 인도 등의 신흥 시장의 경우 고가 플래그십 제품 수요가 높지 않다. 애플의 경쟁사인 삼성과 샤오미 등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출시해 점유율을 높여왔다. 또한 학생들의 경우 가격 부담 등의 이유로 저렴한 제품에 대한 기본적인 수요가 존재한다.


실제로 한 통신사 대리점 관계자는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 위주로 (아이폰)SE를 찾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애플의 다른 제품인 ‘아이패드’의 판매 전략과도 일치한다. 애플은 ‘아이패드’, ‘아이패드프로’, ‘아이패드에어’, ‘아이패드미니’ 4개의 제품군으로 아이패드를 제작.판매한다. 이 중 지난 2017년부터 출시된 아이패드 시리즈의 경우 가격이 40만원부터 시작된다. 이는 100만원이 넘는 주력 상품인 아이패드프로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애플은 해당 기기를 교육용 제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아이폰SE가 정규 모델로 정착된다면 애플은 상반기에 보급형 제품군(아이폰SE.아이패드)을 하반기에 플래그십 제품(프로 모델을 포함한 아이폰.아이패드프로)을 함께 묶어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인물사진모드’나 방수.방진 등의 수요가 높은 기능은 유지하되 다중 카메라, ‘페이스아이디’ 등의 기능은 플래그십 제품에만 적용하는 등의 차이를 둘 전망이다.

 


삼성, “네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어”

▲ 삼성전자의 갤럭시A51 5G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은 5월에 출시 예정인 타사 휴대폰을 집중 견제하는 동시에 자사 스마트폰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달에만 총 3개의 ‘갤럭시A’시리즈가 국내에 선보였다. 지난 6일 ‘갤럭시A31’과 ‘갤럭시A51 5G’에 15일엔 ‘갤럭시A71’이 출격했다.


갤럭시A 시리즈는 삼성의 보급형 스마트폰이다. 통상 ‘갤럭시S’시리즈, ‘갤럭시노트’시리즈 등의 플래그십 제품이 하반기에 출시되고, 상반기에 가격 경쟁력을 높인 보급형 기기가 출시된다.


특히 삼성이 지난 2018년 이후 저가의 중국산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 ‘고사양.저비용’ 제품으로 개발 방향을 틀면서 그 중요성이 더해졌다. 하반기 출시될 고가 플래그십 제품에 적용될 신기술을 미리 보여준다는 의미도 있다.


갤럭시A31의 경우 저가형 모델임에도 총 4개의 카메라와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갤럭시A51 5G는 사전에 출시된 해외 버전에선 5G 네트워크를 지원하지 않았지만 내수용 제품엔 이를 추가했다. 통상 5G를 지원하는 단말기는 100만원을 훌쩍 넘는 것을 고려하면 절반 정도의 가격으로 5G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경쟁우위가 있다.


갤럭시A 모델 뒤에 붙는 숫자는 가격이다. 7일 국내에 출시한 갤럭시A31은 30만원대, 갤럭시A51은 50만원대에 출고됐다. 갤럭시 A71은 70만원 선에서 가격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작년에 삼성이 ‘갤럭시A11’부터 ‘갤럭시A91’까지 상표등록을 마쳤기 때문에 향후 갤럭시A시리즈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A91’이 국내에 출시될 가능성도 높다.


갤럭시A51 5G가 하루 차이로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SE를 가격.성능으로 견제하기 위한 제품이라면 이번에 출시하는 갤럭시A71은 LG가 같은 날 출시하는 ‘LG벨벳’과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삼성이 지난 2월 출시한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S20’는 통신사 공시지원금이 늘었다. 공시지원금은 통상 제조사와 통신업계의 협상으로 책정되는 만큼 상반기 판매가 부진했던 갤럭시S20을 지원하기 위해 삼성이 직접 나섰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디자인과 추억으로 ‘매스 프리미엄’ 노리는 LG

▲ LG전자 LG벨벳 (사진제공=LG전자)


LG는 아예 스마트폰 전략을 전면 수정해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전의 ‘V시리즈’나 ‘G시리즈’는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고 새로운 브랜드 개척에 나섰다. 15일 출시한 ‘LG벨벳’이 그 첫 번째 모델이다.


벨벳은 기획 단계부터 ‘매스 프리미엄’을 노리고 만들어졌다. 즉, 프리미엄 휴대폰의 기능은 살리되 가격을 낮춰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LG는 세련된 디자인과 대중 친화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공격적인 벨벳 홍보를 펼치고 있다. 특히 이전의 LG 휴대폰 제품들과의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LG는 지난 7일 유튜브 스트리밍과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벨벳을 상세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유명 스타일리스트인 한혜연이 벨벳을 모티브로 패션쇼를 구성했다. 또한 IT.테크 부문 유튜버인 ‘디에디트’, 유명 유튜버인 ‘영국남자’가 벨벳의 디자인, 사용 후기 등을 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0일에 방송인 하하와 손잡고 웹드라마도 공개했다. 벨벳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연결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하하가 스마트폰을 벨벳으로 바꾸면서 중심으로 각 시대를 대표했던 초콜릿폰, 아이스크림폰 등이 차례로 등장한다. 이를 통해 하하는 LG의 휴대폰이 소중한 순간마다 함께 했다는 것을 기억해낸다는 내용이다.


LG 관계자는 “과거부터 지속된 디자인 리더십을 벨벳으로 이어가기 위해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또한 “LG전자만의 감성을 담고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LG는 과거 디자인과 마케팅을 앞세운 전략으로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의 ‘애니콜’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유지한 바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시장의 패러다임이 전환된 이후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왔다. 지난해엔 연간 적자 1조원을 달성하며 LG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통신업계에선 잠재적 소비자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마케팅에 유튜브, 틱톡 등 개인 방송 수요가 높아진 것을 감안한 카메라와 녹음 등의 기능을 앞세운 벨벳의 흥행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제공=애플, 삼성전자, LG전자]

 

스페셜경제 / 최문정 인턴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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