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계열사 공채 폐지

 

[스페셜경제=최문정 인턴기자]LG그룹이 기존의 채용 방식 패러다임을 전면 수정했다. 

 

LG는 하반기부터 신입사원 채용 방식을 공채에서 상시채용 방식으로 변경한다고 9일 밝혔다. 신입 사원 채용 시 인턴십을 강화하고 실무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또한 온라인 입사시험제도도 도입했다. 이를 통해 ‘포스트코로나’시대를 대비하겠단 의지다.

LG는 이러한 채용 방식의 변화가 경영 환경과 기술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인원공백 등이 생겨도 대규모 공채 시즌 전까진 인재 충원이 어려워 대응이 어려웠다.

앞서 LG는 올 상반기에 대규모 신입사원 채용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되며 주요 계열사 채용 일정이 기약 없이 미뤄졌다.

지난 5월 LG 계열사 관계자는 “언제 공채가 시행될 지 모르겠다. 아마 하반기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LG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에 경영 환경의 빠른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선 인재를 빠르게 확보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는 직무 중심 별 상시채용을 진행해 미래 준비사업 부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LG는 앞으로 수시 채용 제도를 통해 실무진이 주도적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인사조직은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전환된다. 현업 부서나 계열사가 원하는 시점에 필요한 인재를 직접 선발한다. 현장에서는 인재의 공백을 방지하고, 지원자는 전공과 경험 등을 바탕으로 희망 직무에 배치된다.

LG는 전체 신입사원 중 70% 이상을 채용 연계형 인턴십으로 충원하기로 했다. 인턴십 기간은 평균 4주 정도다.

이를 통해 회사는 지원자들의 업무 적합성을 판단할 수 있고, 지원자는 직장으로서의 회사와 희망 직무를 경험할 수 있다. LG는 이를 앞으로 각 계열사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특히 채용 연계형 인턴십이 정착되면 지원자가 원하는 업무와 현업 부서의 직무가 맞지 않는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LG는 이를 통해 1년 이내 퇴사하는 신입사원 비율을 낮춰 채용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 감소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지원자들은 본인이 원하는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는 데 집중해 불필요한 스펙을 쌓는데 낭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LG는 인턴십 제도 이외에 산학협력, 공모전 등의 채널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채용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LG는 이달 1일부터 한 달 동안 ‘LG AI 해커톤’을 진행해 우수한 성과를 낸 참가자에서 입사와 인턴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LG AI 해커톤은 인공지능 기술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나이, 성별, 학력 등의 스펙과 상관 없이 실력만 보겠다는 의지다.

LG는 코로나19 이후 대세로 떠오른 비대면 채용도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에 오프라인으로 실시해오던 인적성 검사를 오는 9월부터는 전면 온라인방식으로 전환한다.

또한 인성 검사 문항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적성 검사 문제 유형은 온라인에 최적화할 방침이다. 응시 시간도 기존 3시간에서 1시간대로 대폭 줄였다.

앞서 지난달 삼성이 자사의 입사 시험인 GSAT을 온라인으로 진행한 후 전면 온라인 채용에 대한 재계 등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 나온 전략으로 읽힌다.

올 상반기 LG전자 경력직 사원 채용 시 온라인 면접을 진행하기도 했다. LG는 코로나19 사태 종식 이후에도 계열사 등의 필요에 따라 온라인 면접을 유연히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9월부턴 LG의 통합 채용 포털 사이트인 LG커리어스에서 상담 챗봇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담 챗봇 서비스는 지원자들에게 다양한 직무별 인재상과 역량 등의 채용 정보와 채용 전형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LG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성장 준비를 위해 당장의 인력 수급 차원이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수 인재 선확보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달 LG화학의 전지사업본부, 생명과학사업본부가 채용 연계형 인턴십 공고를 낸다. LG는 코로나19로 미뤄졌던 상반기 채용을 포함해 하반기에 상시 채용으로 인재 확보를 진행할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업 환경과 수요에 맞춰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현업 부서에서 필요한 인재를 즉시 뽑는 속도감 있는 채용 제도로 전환한 것”이라며 “이러한 인재 채용 방식의 전환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뉴노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인턴기자 muun09@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