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중국의 광군제를 표방하는 국내 최대 쇼핑관광축제 ‘코리아세일페스타’가 1일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이전과 달리 정부가 아닌 민간 업게 주도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이달 22일까지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열린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지난해보다 많은 650여개 업체가 참여해, 업체별로 특색 있는 할인행사를 자율적으로 추진한다.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 등 국내 굴지의 유통그룹뿐 아니라 이베이코리아·11번가 등 이커머스 업체도 대거 참여한다.

예를 들어 롯데그룹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롯데홈쇼핑 등 10개 유통 계열사가 참여하는 ‘롯데 블랙 페스타’를 이날부터 오는 7일까지 연다. 각 계열사는 총 1조원에 달하는 물량을 준비했다.

신세계그룹도 오는 2일부터 18개 계열사가 참여해 대규모 할인 행사인 ‘대한민국 쓱데이’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G마켓과 옥션, G9에서 12일까지 연중 최대 규모 ‘빅스마일데이’ 행사를 열고 2500만개 상품을 저렴하게 선보인다.

11번가도 11일까지 1713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십일절’ 행사를 열고 위메프는 ‘블랙 위메프 데이’, 티몬은 10만원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행사로 고객을 유인할 계획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여하는 업체와 할인율 등 자세한 정보는 개별 기업이 공개를 희망하는 시점에 코리아세일페스타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된다.

‘세일 같지 않은 세일?’…흥행 미지수

그러나 코리아세일페스타를 통한 대규모 할인행사가 움츠린 소비심리를 회복시키고, 기대할 만한 흥행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의문의 시각이 존재한다.

정부는 매년 참여업체 수가 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참여업체 입장에서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해 코세페 참여업체는 총 451개사로 2015년보다 4.9배 증가했으나 매출은 4억5000원으로 시행 첫해 수준을 유지했다.

더욱이 올해는 시작 전부터 백화점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 유통업 분야의 특약매입거래에 관한 부당성 심사지침(이하 특약매입 지침)' 개정안을 놓고 이견차를 보이며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공정위 새 지침에는 대형 유통업체가 세일 등 할인 행사를 할 때 할인 규모의 최소 50% 이상을 부담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일단 올해에는 백화점들이 전격적으로 참여를 선택하면서 행사에는 차질을 빚지 않게 됐지만 새 지침에 대한 백화점 업계의 반발은 여전한 상황이다.

근본적으로 한국과 미국은 유통구조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처럼 파격적인 할인이 불가능하다.

국내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은 미국처럼 유통사가 제품을 직접 구매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체들로부터 수수료만 받고 매장을 빌려주는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백화점이 재고 부담을 지지 않고 가격 결정권이 제조사에 있어 할인율을 유통업체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 비해 할인율이 높지 않아 소비자 입장에서도 그닥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다.

광군제와 블랙프라이데이는 50% 안팎의 신상품 할인과 사은품 증정 등 화끈한 이벤트를 펼친데 반해 지난해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신상품 할인율 10~30%, 재고상품 할인율 50%에 그쳤다.

이는 온라인 최저가를 활용하거나 백화점 및 브랜드 정기세일을 이용할 때와 유사한 수준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벌써부터 “인터넷 가격비교로 1분만 투자해봐도 온라인 최저가가 더 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축제를 빙자한 사기아니냐”며 “국민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이런 세일 같지도 않은 세일 시간이 아깝고 낭비인 것 같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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