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따라 삼성전자가 위기 상황 대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증권가 등에서는 일본발(發) 리스크에서 자유롭기 위해서 미국 현지 생산라인을 확대를 통한 글로벌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가졌다. 이 회에서 일본 정부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따른 위기 상황 점검과 미래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해서 논의했다. 이에 이어 이 부회장은 오늘부터 삼성전자 및 전자 관계사 사업장 현장 경영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평택 사업장, 시스템 LSI 및 파운드리 생산라인이 있는 기흥사업장, 반도체 개발 조립 검산하는 온양‧천안 사업장, 탕정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 방문해 전자 부문 반도체 및 전자 부문 밸류체인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DS부문과 전자 계열사 사장단은 최근 위기 상황에 대해 기민하게 대응하고, 대책 마련에 주력하기 위해 하계휴가를 보류한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이렇게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배제에 대한 대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 생산 라인 확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내가 아니라 미국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공급하면 일본발(發)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시스템LSI 전용 공장인 'S2라인'를 지난 1996년 설립한 이래, 지금까지 약 170억달러(약 19조 6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또한 약 73만㎡(약 22만평) 규모 공장에서 3000명가량을 고용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초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가전 공장을 세운데 이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제고를 위해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 추가 투자를 밝혔다. 이를 위해서 삼성전자는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공장에 15억달러(1조70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약속했고 내년까지 생산 설비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적지 않은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으로 대미투자를 더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미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제기하는 안보 이슈를 불식시키고, 안정적인 발전을 도모하려고 미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글로벌 거점 전략도 단기적 관점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이-엔드 파운드리 부문의 미국 내 설비 투자 확대 및 텍사스 오스틴 이외의 지역까지 포함하는 장기 투자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단기에 큰 변화가 발생하기는 쉽지 않으나, 중장기적으로 미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의 관계를 정밀하게 활용하는 거점 전략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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