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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시중은행 오토론 연체율이 사상 처음으로 1%를 돌파했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자동차를 담보로 자동차 구입비용을 빌려 주는 ‘오토론’은 차주 대부분이 경제적 기반이 부실한 사회 초년생이나 저신용자 등으로, 경기침체 발생 시 바로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알려졌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국내 은행 자동차대출 현황’자료를 제출하며 전국 16개 시중은행의 오토론 잔액 5조7447억원(2월 말 기준) 가운데 연체대출채권 잔액은 619억원으로 전체 연체율 1.0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시중은행 오토론 연체율은 0.45%로, 신용대출과 비슷하게 양호한 수준이었으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중고차 오토론 규모가 급등하면서 전체 연체율이 빠르게 올랐다. 특히 지난 2016년 0.62%에 불과하던 중고차 오토론 연체율이 최근에는 역대 최고치인 2%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0.4~0.6% 수준으로, 이를 감안했을 때 오토론은 심각한 연체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은행별로 보면 오토론 점유율 1위인 신한은행이 1.41%로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연체율을 기록했고,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이 0.96%로 1%에 육박하는 연체율을 나타냈다.

아울러 지방경기 부진으로 지방은행들은 더 심각한 오토론 연체율을 보이고 있다. 광주은행은 1.93%로 전체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연체율을 기록했으며 부산은행은 1.24%로 올해 처음 1%대에 돌입했다.

오토론 연체율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차주 대부분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사회 초년생이나 저신용자라는 점이 꼽히고 있다. 통상적으로 경기가 침체되면 취약자들에게 그 여파가 제일먼저 고스란히 드러나, 가장 먼저 원리금 상환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주들이 조선·자동차 산업 등의 구조조정이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일자리를 잃게 되면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이 생겨 시중은행 오토론 연체율 증가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차주가 부실이 나더라도 은행은 보증보험을 통해 대출금 회수가 가능해 신용등급도 따지지 않고 무분별한 대출을 실행했던 것이 연체율 상승을 야기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증료 역시 은행이 부담해온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출금리에 전가해 차주에 부담시키기 때문에 은행은 수수료 차익만 챙기면 되는 간단한 구조다. 이렇다보니 카드·캐피털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지던 오토론 시장에 시중은행이 마구잡이로 뛰어들면서 이러한 부실 사태가 초래된 것이다. 실제로 최근 3년 만에 시중은행 취급 오토론 잔액은 4배 이상 빠르게 증가했다.

특히 중고차 오토론 연체율이 급증하면서 천체 오토론 연체율을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중고차 오토론 규모를 신차 오토론 이상으로 키우면서, 중고차 오토론 연체율이 2.13%에 육박하는 등 부실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 2.12%, 국민은행 1.86%로 2% 수준의 연체율을 보이며 부실 기조가 만연하다.

금융권 관계자 등은 “오토론 이용층이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저신용자들이 대부분인데 경기 부진 등으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이 생기며 오토론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이 보증서만 믿고 무분별한 대출을 실행하던 것이 상환능력 취약 저신용자나 젊은 층이 대출을 너무 쉽게 보는 현상을 야기했다”며 “연체율 추이 등을 유심히 보고 있으며 시장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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