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KB자산운용의 주주서한 이후 국민연금과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에스엠 보유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이에 따라서 오는 31일로 예정된 답변에 SM이 어떤 내용을 담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M 지분을 5% 이상 보유 공시한 기관투자자의 지분율 총합은 32.74%다.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국민연금공단(10.01%) ▲KB자산운용(7.59%)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5.13%) ▲미래에셋자산운용(5.01%) ▲한국투자신탁운용(5.00%) 등으로 이수한 총괄 프로듀서와 특수관계인의 지분 19.49%를 크게 웃돌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측은 지난 8일 기준 SM 지분 10.01%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날 공시했다. SM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지난달 7일까지만해도 보유지분이 9.24%였다. 한 달 사이에 0.77%포인트를 늘리면서 10% 이상 보유한 주요주주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또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대량보유상황보고서 공시를 통해서 SM을 압박하고 있는 운용사 행렬에 가세했으며, 5.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난 9일 신규 보고했다.

라이크기획과 관련된 SM의 지배구조 이슈가 터진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도 SM 지분 매집에 나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5.01%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난달 10일 공시했다. KB자산운용도 지난달 5일 지분이 7.59%로 0.99%포인트 늘었다고 공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SM지분을 더 매집한 운용사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한 자산운용사 대표이사는 “한 곳 이상의 운용사가 더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면서 “그만큼 SM답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5일 KB자산운용 측은 SM을 상대로 ▲라이크기획 합병 ▲SM USA 산하 자회사와 F&B 매각 혹은 청산 ▲배당 성향 개선 등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특히 KB운용 측은 이수만 회장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의 거래를 문제 삼았다. 라이크기획은 음악 자문 등의 명목 하에 SM으로부터 연간 100억원 이상을 지급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지난 1997년에 설립된 라이크기획은 SM 소속 가수의 음악자문과 프로듀싱 업무 대행 등을 하는 업체로 최대 6%를 인세로 지급받아왔다. 심지어 라이크기획은 지난해에 약 145억원을 받았으나, 이와 관련해 공개된 정보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KB운용 측은 이수만 회장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이 SM에게 수취하는 인세가 소액주주와 이해상충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라이크기획과 SM 간 합병, 30%의 배당성향을 요구했다.

아울러 KB운용 측은 “SM USA 산하의 자회사들과 SM F&B는 본업과 관련성이 없고 현재까지 발생한 적자규모를 감안할 때 역량이 부족하다”면서 “SM을 퇴사한 이수만 총괄의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한 사업으로 구태적인 기업문화”라고 지적했다.

이후 SM은 이번달 말까지 답변하겠다면서 미뤄놓은 상태다. SM은 구체적이며 실천 가능한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SM과 관련 계열사 차원에서 복합·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관투자자의 지분 확대로 SM이 배당성향 확대만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만족스러운 답변을 얻지 못하면 KB자산운용이 주주서한을 통해서 밝힌 대로, 다음 주주총회에서 이사회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강화하기 위해 신규 사외이사후보를 추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다른 기관투자자들도 KB운용에 우호적인 의결권 행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편, KB자산운용이 제시한 요구사항을 SM이 받아들일 경우 연간 영업이익 증가액은 2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