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아시아나항공 매각, 유력 후보들 ‘눈치 전략→인수 선 긋기’…추가희생 필요?

선다혜 기자 / 기사승인 : 2019-05-21 12: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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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시장에서 잠재적인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대기업들이 공식 또는 비공식 적으로 인수 생각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아시아나 매각이 확정된 초반까지만 해도 “처음부터 나서면 가격이 높아져 불리하다”는 전략 때문에 인수 후보들이 나서지 않는다는 의견이 팽배했으나, 최근에는 기업들이 실제로 살 생각 없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아시나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성사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적인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외국계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대주주가 보유한 구주를 경영 프리미엄을 주고 사들이고, 대규모 유상증자를 해 새 돈까지 넣어야 한다”면서 “여기에 항공사의 경영 여건 자체도 만만치 않다는 점 때문에 이중‧삼중의 리스크를 안고 있어 현 상황에서 누구도 쉽게 나설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계 관계자 역시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인수전이 시작되기 전이지만, 유력 인수 후보들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 시너지 효과와 재무 여력, 위험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볼 때 당장 2~3조원을 투입하기엔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무리해서 인수할 경우 그룹 전체가 부실에 빠지는 승자의 저주를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어느 누가 인수를 하더라도 이른 시일 내에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총 차입금은 3조 2922억원으로, 이 중 장기차입금 2883억원, 사채‧자산유동화증권(ABS) 등 6024억원, 금융리스 2702억원 등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규모만 총 1조1610억원에 육박한다.

더욱이 올해부터는 국제회계기준 IFRS16 도입으로 그동안 단순대여료 취급하던 3조원 규모 운용리스를 부채로 인식하면서 아니사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이 대폭 상승했다. 연결기준으로 올해 1분기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9조 700억원으로 부채 비율은 895%를 기록했다.

다만 채권단이 지난달 자금 지원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서 5000억원 규모 영구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등 자본이 확충되면 상반기 부채 비율은 600% 안팎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회사가 감당해야할 이자율이 높아서, 인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경쟁사 대비 수익성 측면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의 매력도는 떨어진다는 평가도 매각에 발목을 잡고 있다. 중장거리 노선에서 대한항공에 밀리는 데다가 단거리에서는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고 인수 시 최대 2조 5000억원 부담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방식이 금호산업이 보유한 1대주주 지분 33.4%에 데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제3자 배정 장식 유상증자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각 발표 이후 급등한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인수 후보기업들에 가장 큰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감사보고서 한정의견을 받고 3435원까지 하락했던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매각 발표 후 8450원까지 상승하면서, 시가총액도 7462억원에서 1조 8356억원으로 올랐다. 물론, 지난 20일 기준으로 시총이 1조 2800억원으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부담되는 수준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금호산업이 바라는 구주 지분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만 해도 1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부채비율을 600%대 중반에서 400%대 수준까지 낮춰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1조원 가까운 유상증자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결국 인수 기업이 부담해야할 금액이 총 2조원에서 2조 5000억원 대까지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때문에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이 연말까지 매수자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시장에서는 대주주와 채권단의 추가 희생 또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채권단은 인수전 흥행을 위한 ‘임의 매각’ 방식으로 매각 조건을 완화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산은 측은 “1차 매각이 무산되면 매각 조건 변경까지 고려하겠다는 것”이라며 “예컨대 구주 매각은 일부만 할 수도 있고, 구주 매각 조건을 완화한다든지 여러 조건을 채권단이 제안해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주와 신주 비율 등을 조절해서 새로 아시아나에 투입되는 신주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원매수자의 수요를 더 끌어내는 옵션이 있는 것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향후 인수전이 본격화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채권단‧인수 후보들이 인수전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치열한 기싸움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호그룹 측은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구주 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높게 인정받아 최대한 많은 매각 대금을 확보하려 할 것이고, 인수 후보들은 구주 인수에 투입되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한편 유상증자로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 재무구조가 개선에 힘쓰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채권단 역시 인수 후보자들과 비슷한 입장이다.

원활한 매각을 통해서 채권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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