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지난해 9‧13 대책 이후 매수자 우위의 시장이었던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매물이 걷어지며 매도자와 매수자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급매물건이 소화되면서 호가가 조금씩 올라가더니 어느새 지난해 최고가 턱밑까지 따라붙은 상황이다.

은마아파트는 전용 84.43㎡이 지난해 대책 발표 전까지만해도 20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대책 발표 이후 4억원 가량이 떨어지면서 지난달 기준 18억 95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는 19억원까지 올라선 상황이다.

상황은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개업소 대표는 “거래량이 많지 않아도 그 거래가를 딛고 가격이 올라서고 있다”면서 “특히 강남구 아파트값이 34주만에 올랐다는 것은 지난주 감정원의 가격 동향이 발표된 이후 매물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즉,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인해서 집값 전망이 불투명한데도 강남 재건축 매물을 매매하고 있는 30~40대 현금 부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1주택자 가운데 강남 알짜지역으로 옮겨오려는 문의가 많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30~40대 억대 고연봉자나 전문직 군들이 융자를 안 끼고 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강남 재건축 시장 뿐만 아니라 강북지역 주요 단지의 매매가도 오름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구 합정동의 마포구 한강2차푸르지오는 지난 12일 전용 83.45㎡ 매물(25층)이 12억55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최고가인 12억4000만원(26층)을 넘어선 선 상황이다.

아울러 서울 주택 거래량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9월 거래량이 1만 9228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2월 4552건까지 감소했지만, 5월 들어서 8077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달 대비 31.1% 감소한 수치지만 지난달보다는 16.7%가 늘어난 셈이다.

서울 집값 바닥론에 대한 전망은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대출 규제로 추격매수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급등보다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시중 유동자금이 많다 보니 이 자금들이 집값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한국은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개월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시중의 단기 부동 자금은 4월 말 기준 1129조724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조원가량 증가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서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시중의 넘쳐나는 유동자금에 3기 신도시 개발 보상금까지 더해지는 등 상승요인이 많은 상황이지만 추격매수가 잇따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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