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대대적인 할인으로 잠시 소강상태에 빠졌던 유니클로 불매운동에 다시 불이 붙었다.

이번에는 이달 초 유니클로가 공개한 ‘플리스(후리스) 25주년 기념 동영상’이 원인이 됐다. 이 동영상은 ‘위안부 조롱·모독 논란’이 일었다.

논란 직후 유니클로는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회사의 미숙한 대응이 국민들의 분노를 더 키웠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유니클로는 지난 15일 일본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니클로 후리스’편을 처음 공개했다. 영상은 유니클로코리아 채널에도 올라왔다.

해당 광고에는 90대 할머니가 10대 여성으로부터 “제 나이때는 어떻게 입었냐(How did you use to dress when you were my age?)”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 못 한다(I can't remember that far back)”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국내편 영상에서는 영어 대화와 함께 제공된 한국어 자막이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로 번역되면서 논란이 됐다.

80년 전인 1930년 후반은 일제강점기 시절로, 강제징용과 위안부 동원이 이뤄졌던 때이기 때문에 유니클로가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조롱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굳이 90대 할머니가 한국에서는 일제강점기인 80년 전을 언급하면서 기억 못한다고 하는 등 유독 한국 동영상에서만 실제 대사와 달리 번역한 것은 의도가 뻔히 보인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번 유니클로의 위안부 모욕 광고 논란에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도 지난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건 정말 의도된 광고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유니클로는 완전히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었다”고 지탄했다.

이어 “이젠 우리 네티즌들과 불매운동을 넘어 진정한 퇴출운동을 펼쳐 나가야겠다”고 강조했다.

논란 직후 유니클로는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특정 국가나 목적을 갖고 제작한 것이 아니다”라며 “후리스 25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글로벌 광고”라고 해명했다.

특히 “최근 방영된 유니클로 후리스 광고 관련한 ‘루머’에 대해 해당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고 강조하면서, 광고를 교체하거나 자막을 바꾼다는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유니클로의 이같은 대응은 한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의 의지를 더욱 불태웠다. 이 광고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거센 비판과 비난은 ‘루머’ 취급하고, 적극적인 해명과 사과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유니클로는 광고 수정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반발여론을 고려해 해당 광고 송출 중단을 결정했다. 이 광고는 지난 19일 밤부터 송출이 중단됐고, 유튜브 공식계정에서 광고가 내려졌다.

뒤늦은 유니클로 측의 조치에도 재점화된 유니클로 불매운동 움직임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거세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쯤되면 광고의 의도가 진짜 궁금하다”며 “이 광고를 보기 전까지 불매를 강요하지 않던 입장이지만 이제는 불매뿐 아니라 아예 한국에서 퇴출시키는 시위를 해야할 거 같다”고 비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