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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실손의료보험이 팔수록 손해가 날 정도의 높은 손해율을 보이면서 생명보험업계가 판매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생명보험업계는 현재 실손보험을 판매 중인 생명보험사는 9곳으로 최근 3년 동안 35.7%인 5곳이 줄었다고 전했다. 이들 보험사들은 실손보험 손해율이 계속해서 100%를 넘는데다 보험료 인상도 어려워 판매를 중단했으며,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이 같은 현상이 많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말 기준 실손보험 취급 생보사 9곳의 손해율은 모두 100%가 넘었다.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수입) 대비 지급 보험금(지출)을 뜻하는 손해율이 100% 이상인 경우에는 지출이 더 많다는 것이므로 보험사가 적자를 보는 것이다.

특히 손해율이 하락할 기미는 보이지 않고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더 큰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실손보험의 보험금 지급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보험료 인상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실손보험 손해액이 급증하는 현상에 대해 이는 실손보험이 보장하는 비급여의료비와 본인부담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실손보험 총보유계약 건수는 지난 2016년 3330만 건에서 2018년 3422만 건으로 거의 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데 손해액은 15%나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료비 상승에 따른 보험금 지급 증가가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2017년 푸본현대생명을 시작으로 2018년 KDB생명, KB생명, 올해 4월 DB생명까지 총 5곳의 중소형 생보사가 실손보험 판매를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실손보험은 통합보험의 특약 형태로만 판매되다가 고객의 부담을 덜게 하자는 취지로 지난 2013년부터 단독실손보험으로 판매된 바 있다. 생보사는 손해보험사에 비해 실손보험 판매기간이 짧아 관련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인데, 이는 리스크에 대해 미리 예상하고 대처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손보사 상품에 비해 보험료도 높아질 수 있는 구조가 지속되다 보니 가입 유치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손해율도 점점 커지기만 면서 팔수록 손해가 나게 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저금리기조가 지속되고 업황악화로 순익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손해율이 높은 실손보험을 계속 판매해도 될 지 고민하는 생보사들이 늘고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을 생각하면 실손보험 판매를 멈춰야 하지만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손보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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