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세종대학교 물리천문학과 채규현 교수 연구팀이 타원형은하를 통해 암흑물질 문제 해결의 새로운 실마리에 관한 논문을 미국 천문학회에서 발간하는 ‘천체물리학저널(Astrophysical Journal)’에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채규현 교수 연구팀은 미국의 펜실베니아 대학의 M. Bernardi 교수, R. K. Sheth 교수와 공동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으며 한국연구재단의 기본연구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원을 받아 수행했고, 박사과정 대학원생인 공인택 연구원이 참여했다.

또한 미국의 연구진은 미국과학재단(NSF)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Astrophysical Journal)에 의해 지난 17일에 출판됐다.

1930년대에 인류가 처음으로 맞닥뜨리게 된 우주의 암흑물질 문제는 아직도 미궁에 빠져 있다. 은하, 은하단 뿐 만 아니라 우주 자체의 동역학은 보이지 않는 정체불명의 물질을 가정하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어려운데, 이를 현대에 암흑물질이라 일컫는다.

1970년대에 이루어진 나선형 은하들의 회전운동의 정밀한 관측은 우주에서 암흑물질의 필요성을 더욱 확고히 했고, 이에 근거하여 세계의 물리학자들은 다양한 암흑물질 후보 입자들을 제시하여 왔다.

지난 50년 동안 암흑물질 입자를 직간접적으로 검출하기 위한 다양한 물리실험과 천문관측이 세계 곳곳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암흑물질 입자는 아직까지 검출되지 못했다.

이렇게 암흑물질 검출이 암흑가운데 길을 잃고 있는 사이, 암흑물질 문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들이 발현됐다.

이에 의하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팬텀물질’을 찾는 대신에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역학이나 중력이론이 우주의 극도로 약한 중력가속도 영역에서 수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각각 변형뉴턴역학(Modified Newtonian Dynamics 혹은 MOND) 이나 변형중력(Modified Gravity 혹은 MOG) 이라 일컫는다.

400년 전 요하네스 케플러가 도출한 행성의 운동에 관한 케플러의 법칙이 뉴턴의 운동법칙과 만유인력법칙의 발견과 검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주지의 역사적 사실이다.

이런 역사적 교훈에 착안하여 천문학자들은 은하의 데이터에 숨겨져 있는 천체의 운동에 관한 케플러형 법칙이 암흑물질 문제 해결에 결정적 실마리를 제공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은하역학을 연구하고 있다.

기존의 연구는 주로 나선형은하에서 별들의 회전운동을 관측 했는데, 이 경우 별들이 받는 중력가속도는 지상에 비해 일천억 배에서 일조 배 정도 약하다. 연구팀은 나선형은하보다 10배에서 100배 정도 강한 중력가속도 영역에서 암흑물질, MOND, MOG의 여러 시나리오 들이 잘 구별될 수 있음을 보였고, 거대한 타원형은하들이 이러한 연구에 적합함을 주목했다.

한미 공동연구진은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 Sloan Digital Sky Survey 와 ATLAS3D로부터 거의 구형인 수천의 은하들을 선별해 분석했다. 이를 통해 암흑 혹은 팬텀 물질과 보통의 바리온(baryon) 물질 사이의 케플러형 가속도 관계식을 얻었다. 연구진이 발견한 가속도 관계식은 암흑물질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아주 특별한 특성을 갖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30여 년 전에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의 M. Milgrom 교수가 제안한 MOND 패러다임이 타당하다면 특별한 형식만이 가능할 수 있음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E. Verlinde 교수가 최근에 제시한 이머전트(Emergent 창발성) 중력 이론과 아인슈타인 상을 수상한 이스라엘의 고 J. Bekenstein 교수가 제안한 TeVeS 중력이론 등은 맞지 않음을 보였고, 또한 미국의 S. McGaugh 교수 등이 나선형 은하만으로 추측한 가속도 관계식이 맞지 않음도 보였다.

연구를 주도한 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MOND나 MOG의 가능한 방향성을 상당히 좁혔고, 암흑물질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바리온과 아주 특별한 관계식을 갖고 있음을 암시함으로써 향후 암흑물질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약 10배 크기의 은하샘플의 별 속도 정밀지도를 사용하여 더욱 정밀한 결과를 얻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세종대학교]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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