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제조업 생산 6.4% 감소…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역대 최대치
손 내미는 노조…임금 동결·임직원 응원 등 고통 분담 나서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한국 경제를 견인하던 제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일감을 줄어들고 고용 불확실성이 커지자 노사관계는 훈풍이 불고 있다. 구조조정을 피하기 위한 노림수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향후 노조 문화가 투쟁일변도에서 상생과 협력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전월보다 2.5%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 분야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6.0% 급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 12월(-16.9%)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제조업 생산도 전월보다 6.4% 감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하락치를 보였다. 해외 판매 수요가 위축되면서 자동차, 반도체, 전자 부품의 생산이 줄은 영향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과 재고율을 뜻하는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도 뒷걸음질했다. 가동률은 전월보다 5.7%포인트 감소한 68.6%였다. 2009년 2월(66.8%) 이후 11년 2개월 만에 최저치다. 제조업 출하는 전월보다 7.2% 낮아진 반면, 재고율을 뜻하는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은 전월보다 8.1% 오른 119.1%로 나타났다.
제조업 생산 위축은 고용 위기로 번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4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보면 제조업 종사자 수는 4월 5만6000명이 줄었다. 지난 2월 1000명이 줄더니 3월에는 1만1000명, 4월에는 5만명을 넘어섰다. 3달 연속 줄어드는데 하락폭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생존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생기면서 노사관계는 훈풍이 풀고 있다. 제조기업들이 무급휴직 등으로 기존 일자리 지키기에 고군분투하자, 노조도 손을 내밀고 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강성 노조의 대표주자 현대차 노조는 임금 동결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4월 코로나19로 인해 휴업하자 소식지를 통해 “경직된 사고를 버리고 생산성 만회에 나서자”며 협력관계 강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LS계열 동관 및 스테인리스관 제조 전문 기업인 LS메탈은 노조가 아예 서울 본사를 찾아 사기 진작에 나섰다. LS메탈은 주요 제조 품목인 동관의 수요가 전년대비 20% 가량 줄면서 일주일씩 공장 휴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창배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들은 군산의 명물 ‘이성당’ 빵과 음료를 전달하며 “조금만 더 힘을 내 일감 확보에 최선을 다해주시면 공장에서도 최고의 품질로 화답하겠다”고 부탁했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