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내부에선 오는 17일 ‘경기정점’ 설정여부 논의 회의를 앞두고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수 차례 2017년 2분기쯤을 경기정점 시기로 거론해왔다. 문제는 정부와 한은에서는 2017년 2분기나 3분기를 경기정점으로 판정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기류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16일 통계청, 기재부 등에 따르면 통계청은 오는 17일 국가통계위원회 경제분과위원회를 개최해 경기 기준순환일(정점)을 설정할 계획이다. 국가통계위원회는 통계의 작성·보급 및 이용에 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여기에는 경제분과위원회 등 5개의 분과위원회가 있다.

분과위원회 소속 전문가들의 논의를 거쳐 국가통계위가 정점을 설정할 경우 기재부에 자료를 송부하고 이번달 안에 공식 판정이 나온다. 경기 정점은 확장 국면이 마무리되는 지점이면서 동시에 수축 국면으로 전환되는 시점을 말한다. 경기 정점을 설정한다는 건 사실상 현재가 경기수축기라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다.

현재 경기 정점으로는 2017년 2분기 또는 3분기가 거론되고 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2017년 3∼5월(101.0)과 2017년 9월(101.0)에 정점을 찍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7년 3분기에 3.8%로 정점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경기정점이 설정될지는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회의를 목전에 두고 위원들 사이에서 이견이 불거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반론의 내용은 정점으로 추정되는 2017년 2, 3분기로부터 2년 밖에 경과되지 않은 현 시점에 정점 판정을 하는 것은 지나치게 이른 것 아니냐는 것이다.

현 시점은 2013년 3월 저점에서 시작된 제11순환기에 속해 있는데 이 저점을 설정한 것은 2016년 6월로 당시 저점에서 3년 3개월 지난 이후였다. 이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의 결정 사항은 2013년 3월으로 잠정 결정됐던 경기저점을 확정하는 수준에 머물 수도 있다.

정부와 한은은 현 시점에서 2017년 2, 3분기를 경기정점으로 판정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2017년 하반기부터 작년 11월까지 금리를 두 차례 인상했는데, 경기수축기에 금리를 올렸다는 비판 속에 처할 수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2.6~2.7%’로 유지하고 있는 정부 역시 부담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다. 정부는 이번달 말 예정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수정 전망치를 발표할 계획인데, 통계청의 경기수축국면 진입 판정이 나오면 경기인식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다.

아울러 2017년 5월 출범한 현 정부가 경기하강 국면에서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율 인상 등 실물경제에 부담을 주는 정책들을 내놨다는 지적도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serax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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