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미국시간) 한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개입 요청을 받았다며 “양국의 요청이 있으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개입 의사를 나타낸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폴로 11호 달 착륙 50주년 기념’ 백악관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 갈등에 대한 질문에 “한일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한국 대통령이 나에게 개입(get involved)할 수 있을지를 물어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요청 시기 및 수위 등에 세부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한국 측의 도움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힌 것.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무역 분야에서 (한일 간)분쟁이 이어지고 있다며 개입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나는 (문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는 물론 다른 여러 문제에도 개입하고 있는데 얼마나 많은 일에 내가 개입해야 하느냐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한국과 일본 사이에 개입하는 것은 계속 매달려야 하는 일(full-time job)”이라며 “양 측 모두 나를 원한다면 나는 거기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양국의 지도자 모두를 좋아한다”며 “나는 문 대통령을 좋아하며, 아베 총리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러분은 알지 않느냐. 그 역시 특별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길 바라지만, 원한다면 기꺼이 돕겠다”고 거듭 확인했다.

그는 “이것은 분명히 무역 분쟁”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번 발언이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미국이 한일 간 분쟁의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개입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일본이 한국에 대한 추가 규제조치 가능성을 내비치고, 한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재검토를 거론하며 강경 대치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나 이를 방관할 수만은 없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내 주로 예정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한국과 일본 방문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양국 지도자와의 관계를 각각 강조하며 ‘양 쪽 모두 원할 경우’라고 개입 조건을 전제했음을 감안했을 때 미국이 당장 구체적인 조정에 나설지 여부는 예단 키 어렵다. 앞서 방한한 데이비스 스틸웰 국무부 차관보 및 한일 관계 담당인 마크 내퍼 국무부 부차관보는 한일 외교문제에 관여할 의사를 나타내면서도 “양국이 스스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왔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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